[칼럼 @ IT] e-세상 꽃피울 여성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인터넷 업계의 새판짜기가 한창이다.

국내외적으로 대형 통신업체와 포털사이트업체의 합병과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으며,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 속속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인터넷 업계의 판도를 주도하는 커다란 물결 속에 여성들의 움직임이 특히 눈을 끈다.

일찍이 '21세기는 핑크 칼라의 시대' 라며 여성의 잠재력이 21세기에 한껏 개화할 것이라 예견됐고, 이제 그 예측은 맞아 떨어지고 있다.

최근 여성벤처 기업들이 줄이어 창업하고 있고 더욱이 여성 특유의 감각이 투영되는 틈새 영역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들 여성벤처 기업에 거는 기대가 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성 특유의 잠재력 때문이다. 기존 산업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던 여성들이 오히려 지금 유리한 것은 틀에 박히지 않은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여성의 섬세하고 톡톡 튀는 감각과 아이디어가 그만이다.

소자본에 낮은 위험부담으로 뛰어들 수 있는 전자상거래도 여성들이 잠재력과 상상력을 실물화할 수 있는 '열린 시장' 이다.

지식산업은 여성들에게 특히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컴퓨터 세계에서는 여성이 갖고 있는 인내력과 직관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또한 여성들은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감응력을 무기로 사회 발전을 앞질러 가며, 선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프랑스의 다국적 통신회사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하는 파스칼 수리스(38)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1998년 위성통신업계의 미래의 최고 지도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한때 인터넷이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었으나 한동안의 흥분과 기대감이 가신 뒤 '인터넷에서 무엇을?' 이라는 질문이 남게 되었다.

인터넷은 수단이다. 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인터넷 시장에서 콘텐츠가 중요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방송사 CBS가 패러마운트사 등을 보유한 미디어업체 비아컴을 흡수.합병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제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승부는 콘텐츠 개발 분야에서의 차별화 전략에 달려 있다. 바로 이 분야에서 여성들의 순발력이 빛을 보리라고 기대한다.

창조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여성들이 손잡고 만들어가는 인터넷 세상, 새로운 세계를 선도하며 삶을 유익하고 즐겁고 새롭게 하는 다차원의 인터넷 세상이 여성들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다.

이화순 현민시스템 대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