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곳곳 큰 산불…4천명 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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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일 강원도 영동지방에 대규모 산불이 잇따라 발생, 주민 1명이 숨지고 주택 등 건축물 2백40여채가 불에 타는 등 큰 피해를 냈다.

또 주민 4천여명이 대피했고 강릉시 사천면 주민 6천1백여명과 경포동 주민 6백여명 등 6천7백여명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특히 지난 1996년 4월 사상 최악의 산불이 났던 고성군 지역에 또다시 화마가 덥쳤다. 이날 영동지역 산불로 산림 1천2백여㏊가 불에 탔으며 1백21가구 3백58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불이 나자 군장병.공무원 등이 진화에 나섰으나 초속 20m가 넘는 강풍으로 진화작업을 제대로 하지못해 피해가 컸다.

한편 이날 하루동안 충북 제천, 경북 영천, 서울 관악산과 북한산 등 전국에서 10여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났다.

◇고성 = 7일 오전 1시38분쯤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 군부대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 산림 5백여㏊ (추정) 를 태운후 이날 오후 6시30분쯤 일단 큰불은 잡혔다. 그러나 잔불이 남아 계속 경계중이다.

주택 61채와 창고 32채, 정미소 등 1백33채의 건물중 1백27채가 전소됐고 나머지는 일부가 탔다. 이재민도 44가구 1백21명이 발생했다. 또 소 2마리가 불에 타 죽고 33마리가 화상을 입었다.

불길이 마을까지 번지자 학야 1, 2리를 비롯 10개 마을 9백36가구 2천9백여명의 주민들이 한때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오호초등 등 4개 학교가 임시 휴교했다.

불이 나자 산림청및 군의 헬리콥터 16대를 동원, 군장병 등 3천여명이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으로 헬리콥터가 이륙하지 못할 정도여서 어려움이 컸다.

또 7일 오전 4시20분쯤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북측지역에서 산불이 나 강풍을 타고 남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를 4㎞ 정도 지나 남쪽으로 번져 일반인의 통일전망대 출입이 금지됐다. 인근 명파리 1백35가구 주민 4백여명과 8개 최전방초소에서 근무중인 아군 2백여명도 피신했다.

합참에 따르면 통일전망대 산불은 북쪽 2㎞지점에서 발생했으며, 초속 10~15m의 강풍을 타고 24㎢ 면적을 태운뒤 남방한계선을 넘어 번졌다. 곳곳에 지뢰가 매설돼 있어 진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강릉 = 7일 오전 8시50분쯤 강릉시 사천면 석교리 공원묘지 앞 야산에서 산불이 나 산림 2백여㏊를 태운채 7번 국도를 따라 해변가로 계속 번졌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큰불은 잡혔으나 잔불이 많이 남아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산불이 민가로 옮겨붙으면서 주민 崔은자 (48) 씨가 집에서 숨졌으며 신동일 (38) 씨등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주택 82가구등 90채가 전소됐으며 소와 염소등 가축 49마리가 죽거나 화상을 입었다. 10개 마을 주민 1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사천중학교는 학생들을 귀가조치했다.

◇삼척 = 7일 오전 10시 40분쯤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양지마을 야산에서 이 마을 주민이 편지를 태우다 불길이 낙엽에 옮겨 붙어 산불이 발생했다.

오후 8시 현재 30여㏊가 불에 탔다. 주택 3채가 전소됐으며 궁촌리 10가구 22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산불로 7번국도와 416번 지방도가 한때 통행이 제한됐다.

김민석 기자, 고성.강릉.삼척 = 이찬호, 고현곤,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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