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스크린 경마장 설치] 마사회-시민 불꽃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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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마사회가 광주 마권장외발매소(스크린 경마장) 개장을 서두르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시민단체들은 교통혼잡 모의실험에 나서는 등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상권 활성화 기대에 부푼 주변 상인들은 1천3백여명의 서명을 받아 문화관광부에 스크린 경마장 유치 동의서를 보내는 등 마사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마사회는 광주시 동구 계림동 대림산업㈜의 대림테크노랜드 2~4층(연건평 1천7백평)을 지난해 12월 임대, 현재 스크린 경마장 설치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음달까지는 공사를 끝내고 늦어도 6월 중에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스크린 경마장은 층마다 80인치짜리 모니터 2대와 20~42인치짜리 30대씩을 갖추고 과천 경마장의 경마를 실시간 중계한다.

토.일요일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11~12경주가 중계된다.

경주마다 50여개 창구에서 10만~1백만원짜리 마권을 팔고, 배당금을 준다.

마사회는 하루 입장객이 3천명쯤 되고 매출액이 연간 1천억~1천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자금의 역외 유출과 사행심 조장, 교통체증 유발 등 크게 세가지 이유를 들어 개장을 계속 반대하고 있다.

스크린 경마장 매출액은 입장객 환급금(72%).마권세(10%).국세(9%, 교육세.농특세.법인세 등).운영비(5%).순이익(4%)으로 배분된다. 지방세인 마권세는 광주시와 실제 경마장이 있는 경기도에 5%씩 돌아간다.

시민단체들은 마권세의 경기도 몫과 국세, 순이익 등 매출액의 23%가 지역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마사회는 마권세의 경기도 몫 5%만 역외 유출로 보고 있다.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마사회는 대다수의 이용객들에겐 생활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경마가 없는 평일에는 주부 취미교실.에어로빅장 등으로 무료 개방할 방침임을 강조하고 있다.

교통 체증 유발 또한 토.일요일에만 영업하고 교통 정리를 잘 하면 심각하지 않다는 게 마사회의 주장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권 장외발매소가 서울.경기.대전에 23곳이 있으나 시민단체들이 이러한 이유를 들어 반대한 곳은 없었다" 며 "행정 절차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일정대로 개장하겠다" 고 밝혔다.

주변에 상가를 가진 임양환(林良煥.63)씨도 "시청.도청이 이전되면 도심 상권이 시들해질 것이므로 스크린 경마장이 꼭 들어와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찬용(鄭燦榕)광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대다수 시민들이 스크린 경마장이 생기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며 "대구.마산.청주 등 다른 곳부터 설치하고 광주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고 말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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