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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선언은 신북풍"…이총재, 안보공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14일 유세 화두는 '신(新)북풍' 이었다. 강원 영동지역을 돌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을 총선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속초-고성-양양-인제 지구당(鄭在哲위원장)대회. 李총재는 "(베를린 선언은) 국민 세금과 빌린 돈으로 북한을 돕겠다는 것" 이라며 신 북풍론을 제기한 뒤 "북한은 언제 남한에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 이라고 주장했다.

李총재는 이날 순방 코스를 한나라당 탈당 인사들의 출마지로 잡았다. 소위 '표적 유세' 를 나선 것.

1998년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긴 이 지역 송훈석(宋勳錫)의원을 겨냥해 李총재는 "철새들은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릉 지구당(崔燉雄위원장)대회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최각규(崔珏圭)전 지사를 들어 "민주당은 우리 당 의원 30여명을 빼가 공동정권으로 국회 과반수를 만들더니 나라를 망가뜨렸다" 고 외쳤다.

崔전지사는 97년 대선 직전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겼다가 다시 탈당,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인물. 대회장엔 '철새 정치인 심판' 이란 대형 플래카드를 걸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대선 패배 후 당을 떠난 의원 중 몇몇에 대해 李총재가 대단히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다" 고 했다.

속초의 宋의원과 오장섭(吳長燮.충남 예산)의원 등이 대표적이라는 것. 吳의원은 97년 보선 때 그곳에 선영이 있는 李총재가 각별히 지원했고, 宋의원은 李총재 친위대로 활동하다 등을 돌린 게 이유라고 한다.

李총재는 다음주 중엔 대규모 수도권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역시 당을 떠나간 서울 관악갑 이상현(李相賢.자민련).동작을 유용태(劉容泰.민주당).동대문갑 노승우(盧承禹.자민련), 경기 남양주 이성호(李聖浩.민주당).하남 정영훈(鄭泳薰.민주당)의원 등을 겨냥해 '철새론' 을 계속 펼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강릉〓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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