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부터 지키고"…자민련, 대전서 필승결의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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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은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전국 1만여 당원들이 모인 가운데 16대 총선 필승결의대회를 열었다. 세몰이 차원에서 당력을 집중해 치른 최대행사였다.

선거대책본부에서 각 지구당에 총동원령을 내리는 바람에 전국에서 몰려든 1백여대의 관광버스로 주차장은 발디딜 틈도 없었다.

자민련은 지난 15대 선거 때는 이 대회를 대구에서 개최하며 영남권 공략 의지를 과시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논산의 이인제(민주당)바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전략요충지인 대전에서 개최하는 것이 불가피했다" 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세에 신경쓰기보다는 충청권 사수가 급선무라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행사에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환영 인사차 연단에 오른 강창희(姜昌熙.대전중)의원은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불복한 이인제에게 표를 던지면 나라가 불행해진다" 면서 "반드시 민주당을 이기고 승리를 쟁취하자" 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당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등단한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국민 앞에서 엄숙히 서약한 내각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민주당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민주당과의 정치적 공조는 절대 없다" 고 소리쳤다.

JP는 "요즘 장유유서(長幼有序)가 없고 어른을 제대로 안 모셔 사회가 어지럽다" 면서 넌지시 이인제 위원장을 겨냥했다. "국민들이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공격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이한동(李漢東)총재도 "국법질서를 짓밟고 국가권위에 도전하는 급진세력을 비호하는 민주당은 국민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 고 공격했다. 그는 또 "어제의 동지를 숙청한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을 내버린 김대중 정부 모두 똑같은 배신자들" 이라고 비난했다.

자민련은 이날 행사를 기점으로 대전에서 녹색바람이 일어 충남.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박철언(朴哲彦).이정무(李廷武).박구일(朴九溢)의원 등 대구지역 현역의원들은 지역구 사정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했다. 한편 행사 도중 일부 공천탈락자 지지자들이 연단 위의 JP에게 계란을 던지는 소동도 있었다.

대전〓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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