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은 125세 할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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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도미니카 공화국 포츠머스의 한 할머니가 1백25세로 밝혀져 세계 최장수로 인정받게 됐다고 LA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3세기에 걸친 삶' 의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이스라엘. 타임스에 따르면 그녀는 수년 전부터 제대로 거동을 못하고 지난해 시력을 완전히 잃었지만 라디오를 즐기고 정상적으로 말을 할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또 육류를 포함한 모든 음식을 섭취하며 향수와 귀고리로 멋도 부린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의 정확한 나이조차 모른 채 살아왔으나 지난해 말 인근 성당에서 1875년 1월 출생 직후 세례를 받은 기록이 발견됐다.

판잣집에서 혼자 사는 그녀를 돌봐온 이웃이 나중에 장례절차에 필요할 것 같아 성당 문서들을 뒤지다 그녀의 출생일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 뒤 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엘리자베스 할머니의 기억과 친척들의 증언 등을 추적해 정확히 1백25세인 것을 재확인하고 기네스북 위원회에 제출, 올 10월 발간되는 최신판에 오르게 됐다.

지금까지의 최장수 기록은 1997년 숨진 프랑스 여성 진 칼멘의 1백22세'이''며, 생존자 중에는 영국 여성 에바 모리스가 1백14세로 최고령이'다.

13세 때부터 코코넛 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엘리자베스 할머니는 1백4세까지 90년 이상 거친 일을 해왔으며 50세에 결혼해 자녀를 두었으나 일찍이 집을 떠났다.

주위사람들이 전하는 그녀의 장수비결은 '평온한 마음가짐' 과 건전한 생활습관. 다른 사람들과 다투거나 허튼 욕심을 부리는 법이 없으며, 평생 술은 입에 대지 않았고 담배는 잠시 피우다 1백년 전에 끊었다.

주변환경도 그녀의 장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국가 중 하나인 도미니카에는 엘리자베스 할머니가 살고 있는 마을에만 1백세 이상 노인이 10여명이나 된다.

그녀는 이제 유명인사다. 지난 1월 27일 수백명의 인사가 몰려와 함께 생일잔치를 벌였고, 한 슈퍼마켓은 앞으로 식료품을 무료 제공키로 약속했다. 또 도미니카 공화국 총리의 취임식에도 초청받았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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