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민국號] 19일만에 초고속 창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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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국민당이 8일 창당대회를 갖고 정식 출범했다.

지난달 18일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한 조순(趙淳).김윤환(金潤煥).신상우(辛相佑).이기택(李基澤)씨 등 4인이 창당을 선언한 후 19일 만에 정당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짧은 기간동안 전국 지역구의 절반이 넘은 1백33명의 공천자를 냈다. 그러나 '지역당' '야권분열' 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는 풀어야할 과제다.

◇ 과제와 고민〓현역의원 10명을 확보하는 데 그침으로써 당초 장담했던 원내교섭단체(20명) 구성에 실패했다.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부산 중동)의원의 합류 불발이 결정적이었다. 이로써 정부의 선거보조금 47억원이 물건너갔고 자금난이 불가피해졌다.

조순 대표도 "아픈 부분이며 지도부가 협의해 극복할 수밖에 없다" 고 어려움을 실토했다.

趙대표와 이수성(李壽成)상임고문이 서울 종로.경북 칠곡에서 지역구 출마를 포기한 것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에서 나올 한 후보는 "민국당 바람을 현장에서 앞장서 일으켜야 할 지도부가 오락가락해 당세 확장이 막히고 있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당의 정리되지 않은 이미지와 정체성(正體性)도 짐이 되고 있다. 趙대표는 "우리당의 출범 계기가 잘못된 사당(私黨)의 공천 때문에 비롯됐기 때문에 '낙천자당' 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며 "많은 젊은이가 관심을 갖고 동참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천자들의 면면으로 볼 때 이런 지적이 계속될 전망이다.

◇ YS잡기 안간힘〓민국당 지도부는 이같은 취약성과 난제들을 '상도동 카드' 로 타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7일 이기택 최고위원의 상도동 방문에서도 지금보다 강도 높은 YS의 지원이 감지됐다는 주장이고, 앞으로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강삼재(姜三載)의원 등 상도동 직계의원들의 합류가 법적 선거운동 이전에 가시화할 것으로 믿고 있다.

창당대회 대회사에서 趙대표가 "IMF는 1970년대 개발시대 패러다임의 산물이며 결코 문민정부 위정자들이나 경제관료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 고 이례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YS가 가장 아파하는 부분에 대해 당차원에서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것" 이라고 말했다. 趙대표는 "이는 평소의 지론" 이라며 "강경식.김인호씨 등은 당시 경제관료를 맡고 있었을 뿐 이들을 사법처리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근거가 없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많이 냈다고 지역정당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며 영남권 기반론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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