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당, 부산서 세몰이…한나라, 고립작전으로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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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은 2일 일단 한숨 돌렸다. 민국당에 갈 것으로 알려졌던 정의화(鄭義和.부산 중-동)의원이 당에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서청원(徐淸源)선거대책본부장은 鄭의원의 전화를 받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테니 열심히 뛰라" 고 격려했다.

徐본부장은 "이제야 부산 상황이 진정되는 것 같다" 며 환하게 웃었다.

鄭의원과 손태인(孫泰仁.부산 해운대-기장갑)위원장이 민국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1일 낭패감을 감추지 못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영남에선 이처럼 한나라당과 민국당이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민국당이 1일 부산 출정식으로 기세를 올리자마자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총재와 徐본부장이 직접 나서 鄭의원과 孫위원장을 주저앉히는 등 즉각적인 반격을 가한 셈이다.

이에 민국당은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鄭의원을 '응징' 하기로 결정했다.

鄭의원 지역에 박찬종(朴燦鍾) 전 의원을 공천키로 한 것이다.

민국당은 5일 부산 출신인 신상우(辛相佑.사상).이기택(李基澤.연제).김광일(金光一.서)최고위원의 지구당 창당대회를 합동으로 개최, 세(勢)를 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국당은 부산에서부터 바람을 일으켜 TK(대구.경북)지역으로 북상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국당 고립작전' 으로 대응하고 있다. 민국당 세력이 부산 경계를 넘는 것만 막으면 영남기반 잠식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이 3일 대구에서 대규모 필승결의대회를 갖기로 한 것도 민국당의 북상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공천자대회에 불참했던 박근혜(朴槿惠)부총재가 2일 탈당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정호용(鄭鎬溶) 전 의원이 민국당 불합류 의사를 밝힌 것도 한나라당으로선 반가운 일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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