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미술관 20년 역사 담은 '카운트다운'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의 컨템퍼러리 아트를 보려면 서울평창동 토탈미술관을 가라. 최근 이 미술관에서 펴낸 '카운트다운' 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건축가 문신규.화가 노준의 부부가 운영하는 토탈미술관은 동숭동 토탈갤러리와 경기도 장흥 토탈야외조각공원으로부터 이어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많은 예술가를 발굴하고 키워낸 산실이다.

새로운 세기를 맞아 미술관의 역사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펴낸 '카운트다운' 에는 그간 이 곳에서 열렸던 1백여회의 전시와 각종 공연 내용이 실려 있다.

당시 씌어졌던 평론까지 포함해 총 6백86쪽의 적잖은 분량이다.

작게 보면 한 사립미술관의 소사(小史)이지만 곰곰히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최근 20년간 우리 미술계의 흐름을 살필 수 있어 흥미롭다.

토탈미술관은 최근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는 비영리 전시공간, 이른바 '대안공간(alternative space)' 의 원조 격인 셈. 노준의 관장은 "신진이건 중견이건 원로의 반열에 들어선 작가이건 작품성만 있다고 판단되면 창작열을 불태울 수 있도록 했다" 고 말한다.

장소 제공.팸플릿 제작은 물론 형편이 어려운 작가에게는 창작비도 지원했다. 80년대에 생소한 장르였던 설치.사진 등도 이 곳에서 대중화의 발판을 다졌다.

김태곤.김택상.윤영석.채미현.문주.안수진.서정국.고영훈.신현중.코디최.박승순.구영모.정연희.조성묵.송수남.심문섭.김형대 등이 이 곳을 거쳐간 작가들이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