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당대 고수 10명이 말한다, 청춘들아 하고픈 것 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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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뿔싸, 난 성공하고 말았다
김창남 엮음, 학이시습
299쪽, 1만2000원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열아홉 살이면 어떤 대학에 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돼 버리잖아요. 그런 시스템에서 내 자신에 대해 잔뜩 패배주의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불안감이 항상 나를 억누르고 있었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어요. 열심히 찍고 고민하고….”

대학입학 시험을 보고 주눅들었던, 그 불안한 시기가 없었다면 어쩌면 그는 지금만큼 행복한 포토그래퍼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성남훈씨(46·전주대 객원교수)씨 얘기다. 그가 이런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의외로 대학강의실에서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창남 교수가 이끄는 ‘매스컴 특강’. 이 책은 성남훈 씨를 비롯, 이 특강에 초청된 10명 인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김어준 전 딴지일보 총수, 록밴드 ‘언니네이발관’의 리드 보컬겸 기타리스트 이석원, 미술평론가 반이정, 출판평론가 표정훈 등 김 교수가 가려뽑은 인사들의 20대 이야기가 흥미롭다.

김어준씨는 딴지일보를 만들어놓고 오픈 첫 날 100명 방문했는데 그 중 98번이 자신이 클릭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언니에 이발관’의 이석원씨는 밴드 리더라고 했던 거짓말을 계기로 실제 밴드를 꾸리게 된 뒷얘기를 들려준다.

고정관념을 깨는 이야기가 많은 만큼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그 흔한 ‘스펙’과는 거리가 멀다. ‘세상 눈치 보지 말고’(이석원), ‘특정한 관심사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서치라이트’가 되라(표정훈)는, 어려운 주문이지만 주눅 든 청춘들에게 필요했던 조언이 아닐까 싶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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