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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새롭게 주목할 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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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제2차 한-아프리카 포럼이 오는 24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지난 2006년 11월 제1차 포럼이 출범한 지 3년 만이다.

이번 포럼은 지난 6월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연합과 공식적인 동반자관계를 수립한 후 최초로 아프리카연합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각료급 포럼으로서, 전반적인 한-아프리카 관계 발전방안, 녹색성장 및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을 위한 협력 등을 논의하게 된다.

아프리카연합은 유럽·남미 등과의 대륙간 대화와 함께 중국·일본·인도·터키 등 역외국가와 정례적인 협력채널을 구축하고 있고,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나라도 그 대열에 동참하게 된다. 아프리카는 최근 지역통합의 진전과 정치적 안정성 향상 등으로 국제사회 내에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으며, 경제성장을 위한 자원확보 경쟁 속에서 각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 아프리카는 자원 보고(寶庫)로서는 물론, 거대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에 따라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나라도 아프리카의 새로운 위상에 주목하고, ‘가능성의 땅’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달 초 북부 아프리카의 알제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 현장에서 본 알제리는 정치적인 안정과 풍부한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풍요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기업들의 알제리 진출은 2008~2009년도 건설 플랜트 수주액이 60억 달러를 웃돌 정도로 활발하다.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도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상당수의 지역분쟁이 해결되고, 최근 몇 년간 6%대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지구촌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와의 지리적 격차와 더불어 역사적 연고가 미미한 우리로서는 차별화된 아프리카 진출 모델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특히 어느 일방의 과도한 이익이 아닌 상생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체적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현지 인력양성과 산업기반 구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2012년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공공개발원조(ODA) 규모를 2008년 대비 2배로 확대하고, 올해부터 2012년에 걸쳐 아프리카인 연수생 초청을 5000명까지 늘려 나가며, 1000명 수준의 해외봉사단도 파견할 예정이다. 특히 인적자원 개발, 농촌 개발, 보건, 정보통신 및 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 이익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로서의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