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경실련, 경포호 살리기 운동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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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강릉 경실련이 날로 오염되고 있는 경포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주변의 땅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이른바 자연신탁 국민운동(National Trust)이다.

자연신탁 국민운동은 국민이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보존가치가 큰 자연환경 주변의 땅을 매입해 친환경적인 보존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것.선진국의 경우 이같은 적극적인 환경보호운동이 활성화돼 있다.

국내에서도 녹색연합이 태백산 일대에 추진 중인 신태백변전소 건립을 저지하기 위해 1999년 9월 자연신탁 국민운동을 통해 건립예정지 주변 땅을 일부 매입한 적이 있다.

강릉 경실련은 3월 중 대학교수 등 환경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가칭 'N.T의 경포호 적용을 위한 세미나' 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미나를 통해 추진방안을 확정한 뒤 곧바로 범국민 운동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경포호는 지난 1990년대 이후 줄곳 호소기준 수질 최하위 등급인 5등급과 등외등급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릉시는 91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억여원을 들여 퇴적물 준설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주변 상가와 농경지로 부터 오염된 물이 계속 흘러들어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릉 경실련은 우선 '경포호 주변 땅 1인 1평 갖기운동' 을 펼치기로 했다. 강릉 시민을 대상으로 운동을 편 뒤 전국 단위의 환경단체와 연계해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모금된 기금으로 매입한 땅은 습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같은 강릉 경실련의 경포호 수질개선 운동에 부응해 강릉시도 올해 경포호 주변 7천여평을 매입해 습지를 조성키로 했다. 습지에는 수생식물을 식재할 계획이다. 강릉시는 2006년까지 지속적으로 주변 땅을 매입해 습지를 조성함으로써 수질을 4등급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강원도 동해안의 대표적인 석호인 경포호는 1980년대만 해도 호수 둘레가 사방 6㎞를 넘었으나 90년대 이후 주변에 농경지와 상가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현재는 4.3㎞로 줄어든 가운데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강릉 경실련 관계자는 "경포호는 친환경적인 대책으로만 수질정화가 가능한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 며 "법국민적인 N.T를 전개해 경포호의 옛 모습을 찾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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