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장 '낙하산 인사'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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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근 정부 산하기관.단체에 인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정부 부처 퇴직 인사나 공천 탈락 인사를 배려하기 위한 인사도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낙하산 인사 시비가 재연될 조짐마저 엿보인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 이효진(李孝鎭)청와대 경호실 차장을, 광업진흥공사 사장에 박문수(朴文洙) 민주당 당무위원을 각각 임명한 데 이어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교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우채 매입 파문을 일으킨 한국중공업과 구조개혁.경영실적이 저조한 일부 공기업 사장 및 산하 기관장의 교체도 검토 중이다.

또 이상철(李相哲)전 한국통신프리텔 사장과 김효석(金孝錫)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원장의 민주당 지역구 출마로 비어 있는 이 두자리를 놓고도 경합이 치열하다.

한통프리텔 사장에는 정치권 인사 가운데 김춘호(金春鎬.43.전 민주당 유성지구당 위원장)전자부품연구원장과 정상용(鄭祥容.51.전 국민회의 의원)뉴서울컨트리클럽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인 한국통신이 인사 잡음을 피하기 위해 '사장공모제' 형식을 빌려 선임키로 해 뜻밖의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KISDI 원장(차관급)으로는 내부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40대 정치권 인사의 낙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일부 공기업과 업종 단체에서는 전문성을 도외시한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올들어 전자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과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정보통신네트웍 부사장에 중기청 국장 출신 인사가 선임된 데 이어 농림부도 임기가 남아 있는 사료협회 李모 전무의 사퇴를 종용해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달 6일로 이미 임기가 끝난 산업디자인진흥원장도 공모과정에서 정부 개입 시비와 반발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 후임자를 선출하지 못한채 파행 운영되고 있다.

최근 총선 출마로 사퇴한 강만수(姜萬洙)무역협회 부회장의 후임도 협회와 정부간의 갈등으로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홍병기.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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