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휴진 문닫힌 의원 곳곳 실랑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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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회 집회와 관련, 전국 대부분의 병.의원이 집단 휴진해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국 대부분의 개인 병.의원과 일부 종합병원들은 병원 문을 닫고 아예 진료를 하지않았다. 이에 따라 헛걸음한 환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다.

일부 병.의원에서는 외래환자를 되돌려 보내려는 직원과 환자와의 실랑이도 빚어졌다.

이에 따라 보건소와 종합병원 응급실에는 평소보다 10~20% 가량 환자가 늘어 혼잡이 빚어졌다.

그러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들은 비번인 의사들만 집회에 참가해 응급실과 수술실.입원실 등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료와 수술이 이뤄졌다.

경실련.녹색소비자연대.YMCA 등 3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갖고 "의사회가 평일에 휴진한 상태에서 집회를 가져 사실상 집단진료 거부를 하는 것은 잘못" 이라며 "이번 집단휴진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 서울〓5천여명의 의사들이 대회에 참가해 상당수 개인 병.의원이 휴진 안내문을 내걸고 외래 환자를 받지 않았다.

초등학생 딸(11)과 함께 강남의 내과의원을 찾은 金모(38.여)씨는 "독감에 걸린 딸을 조퇴까지 시켜가며 병원에 왔는데 문이 닫혀 당황했다" 며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대기하기 싫어 약국에서 임시로 약을 조제해 먹였다" 고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 관계자는 "평소엔 문의전화 한통 없었는데 오늘은 진료여부를 묻는 전화가 20여통 걸려왔다" 며 "당뇨병 환자 등 정기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약국에서 약을 받아갔다" 고 말했다.

◇ 부산〓부산시 의사협회 소속 의사 4천6백여명 중 2천2백여명이 17일 오전 전세버스 50여대와 열차편으로 상경했다.

이 때문에 부산시내 1천6백8개 의원의 83%인 1천3백30여개 의원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부산시내 91개 병원은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 주민 불편이 잇따르자 각 지역 의료원과 보건소 등 공공보건 의료기관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 대구〓대구지역 의사 3천4백여명 가운데 1천7백여명과 의대생 1천여명, 병.의원 직원과 가족 1백50명 등 모두 2천8백50여명이 대구시의사회에서 마련한 전세버스 편으로 서울 집회에 참석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 중구의 경우 외과.안과.피부과 등 대부분 의원들이 문을 닫아 집회 사실을 모르고 의원을 찾은 환자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 광주〓6백여개 병.의원이 있는 광주지역의 경우 개인 의료기관의 70%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전남대.조선대 종합병원은 비번 의사들만 상경해 수술과 응급환자 진료에 큰 차질이 없었다.

사회부.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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