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일 합작드라마 '프렌드' 여주인공 후카다 교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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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MBC프로덕션과 일본TBS가 사상 최초의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로 기획한 '프렌드' (가칭)에 출연할 후카다 교코(深田恭子.18.사진)는 일본에서 한창 떠오르는 10대 스타. 드라마 제작발표장에서 후카다가 보여준 미소 하나, 동작 하나에 일제히 터져 나온 현지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는 이 스타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1998년 후지TV 드라마 '하느님, 조금만 더' 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여고생역할을 열연하면서 주연급으로 자리를 굳힌 교코는 '프렌드' 에서 한국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일본 여성 역할을 맡는다.

그런 후카다는 한국에 아직 가 본 적이 없고,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음식이 맛있다는 것 뿐" .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김치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등 한국음식붐이 일고 있다.

"이 드라마를 찍는 동안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이 생길 것" 이라며 웃는 후카다의 모습은 '가깝고도 먼' 한일관계에 익숙한 중.장년세대에겐 부족한 며느리감으로 비춰질 지 몰라도 요즘 보통 일본 젊은이의 모습 그대로일 따름이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TBS가 MBC프로덕션에 제안한 드라마 초안속의 주인공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일 간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는 주인공이 첫 해외여행지로 서울을 택한 이유는 "한국음식이 맛이 있고, 피부 미용이 유행이고, 옷을 싸게 살 수 있고, 무엇보다 패키지 투어의 비용이 적게 들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충분히 갈 수 있었기 때문" .

역사를 거슬러 가는 대신 현재형의 현실에 충실한 이 초안은 빈약한 일본어실력이나마 일본인 단체여행객 가이드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 대학생과 서울 초행길 일본 여성관광객을 사랑에 빠뜨린다.

'한일 양국민의 상호 이해' 라는 대의와 '한일 영상물 시장의 상호 교두보 구축' 이라는 실리가 곧바로 시청자의 재미는 아닐 것. 극중 두 남녀의 사랑이 설득력있게 전개되어야 후카다도 '러브레터' '철도원' 의 여주인공같이 한국에서의 인기를 누리게 될 참이다.

연기와 노래를 겸하는 후카다는 최근 음반을 한국에 출시, 2002년 봄 방송예정인 '프렌드' 에 앞서 한국에 프로포즈했다.

도쿄〓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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