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픈 유도] 정성숙 정상 등극 화려한 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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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정성숙(포항시청)이 유도 메이저대회인 파리오픈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정은 1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쿠베르탱 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 63㎏급 결승에서 홈매트의 슈렌 방당앙드를 한판으로 꺾고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은 초반 방당앙드의 기습적인 공격에 한때 몰리기도 했으나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위기를 넘긴 후 '상대를 허벅다리 되치기로 매트에 꽂아 깨끗한 한판승을 거뒀다.

정은 밭다리후리기 절반승으로 1회전을 통과한 후 2회전부터는 허벅다리 걸기.다리들어 메치기.안다리 후리기 등으로 연거푸 한판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특히 정은 프랑스.베네수엘라.브라질.벨기에 등 힘좋은 유럽세와 5판을 겨뤄 네경기에서 한판승을 거두는 등 체력도 완벽하게 회복한 것으로 보였다.

이로써 정은 전날 은메달을 따낸 조민선(한체대)과 함께 시드니올림픽 금메달 전선에 청신호를 켰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은 공격기술이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장기인 허벅다리 공격은 모두 한판으로 연결됐고 발기술도 크게 향상돼 은퇴 이전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은 대진상 일본선수와는 겨루지 않았으나 지난해 일본에서 코치로 활동해 일본유도에 대한 적응력도 뛰어나다.

정성숙은 파리와 인연이 많다. 성인이 된 후 우승한 첫 국제대회가 파리오픈인데다 은퇴무대도 1997년 파리세계선수권대회로 잡았었다. 정과 조민선은 당시 나란히 동메달에 그쳐 라커룸에서 얼싸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었다.

정은 컴백후 첫 국제대회인 파리오픈에서 우승해 파리에 대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파리오픈은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와 더불어 유도의 '빅3' 로 불리는 권위있는 대회다.

정은 97년 은퇴했다가 "98아시안게임까지만 책임져 달라" 는 협회의 권유에 따라 무릎부상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이끌고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내고 은퇴했다.

정은 99년초 일본 스미토모해상팀에서 코치로 활동했는데 역시 유도계의 강력한 권유로 지난해 여름 조민선과 함께 복귀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9월 대표선발전에서 나란히 우승하며 재기를 예고했다. 김정행 유도회장은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용인대 교수직을 주겠다" 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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