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적정 주가 70만원 넘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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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이에 따라 16일 당장 삼성생명의 지분을 많이 가진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달 동양생명의 상장으로 시작된 생보업계의 상장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모가에 관심=상장 추진 소식에 이날 장외시장에서 삼성생명 주식은 23% 오른 65만5000원을 기록했다. 시장이 고점을 찍었던 2007년 11월 89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금융위기 이후 급락한 뒤 40만~50만원대에서 움직였다. 최근 사흘간은 오름세를 탔다. 1999년 삼성자동차의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 삼성 이건희 전 회장 소유의 주식 350만 주의 가치는 주당 70만원으로 산정됐었다. 공모가를 70만원으로 잡더라도 시가 총액은 14조원에 이르러 시총 10위권 내에 진입이 가능하다.

공모가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는 무엇보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상장 시점의 시장 상황이 관건이다. 생보업계 상장 1호인 동양생명의 경우 한 달이 지났지만 주가는 1만4000원대에 머물며 공모가(1만7000원)를 넘지 못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2대 1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하지만 1위 업체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종목이 등장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솔로몬투자증권 송인찬 연구원은 “공모가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향후 적정 주가를 70만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데다 삼성그룹이 화재·증권·카드 등 은행을 제외한 전 금융업종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CJ 등 수혜주 부상=삼성생명 상장으로 이득을 볼 종목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신세계·CJ·CJ제일제당이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삼성생명 지분 13.57%를 갖고 있어 현재 가격으로도 지분 가치가 1조8000억원 규모에 육박한다. CJ제일제당과 CJ도 각각 4.8%, 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도 CJ제일제당(6.55%), 신세계(4.20%), CJ(8.97%) 등 ‘수혜 3인방’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보험업계도 전체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이태경 수석연구원은 “수위 업체의 상장으로 증시에서 보험업의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영향으로 동양생명의 주가는 이날 3.51% 올랐다. 대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한꺼번에 상장할 경우 주식 물량의 수급에 부담이 올 가능성이 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대형사들의 상장이 이어질 경우 현재 상장된 중소 손해보험사 등은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근·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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