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건의 소비자세상] 다리품 판 만큼 좋은 제품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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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테크노댄스의 열풍이 뜨겁다. TV를 켜면 정규 프로는 물론 광고에서도 테크노댄스가 쏟아져 나온다. 오락실의 DDR 앞에는 테크노댄스를 즐기기 위해 청소년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전자 음향의 빠른 리듬에 맞춰 목과 상체를 쉬지 않고 반복적으로 흔드는 춤이 테크노댄스다. 테크노댄스(techno dance)의 영어철자 순서를 바꿔 우스갯소리로 풀어보면 기술이 필요 없는 '막춤' 즉 기교가 필요없이 신명만 있어도 추는 춤(no tech dance)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테크노댄스를 우습게 알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다친다. 무리하면 탈이 생기게 마련. 테크노댄스를 너무 격렬하게 즐기면 충격이 반복돼 심한 경우 목 디스크에 걸릴 우려가 있다고 한다.

새롭게 맞은 천년에는 소비생활에 '굳테크(goods tech)' 가 요구된다. 효율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재테크' , 시간의 사용을 중시하는 '시테크' 와 마찬가지로 상품을 제대로 사자는 것이다.

기술이 없이 신명나게 추는 테크노와 달리 굳테크는 기술이 없으면 피해를 입고 손해를 본다. 상품을 어디에서 구입할 것이며, 어느 회사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푼이라도 손해를 안본다.

작은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요모조모 따져봐야 한다. 판매자가 가격을 매기는 품목이 늘어나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 장소에 따라 값이 다르다. 다리품을 파는 만큼, 정보를 가진 만큼 좋은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최근 서울과 수도권 백화점 등을 대상으로 TV가격을 비교한 결과, 매장에 따라 최고 40%의 차이가 났다. 신문.인터넷 등 각종 매체가 제공하는 소비자 정보를 챙기면 아는 만큼 돈 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백화점용.할인점용.대리점용 모델이 다르므로 가전 제품을 살 때에는 정확한 모델명과 기능을 확인해 선택한다.

▶배달 비용과 사은품 등을 비교해 어느 곳이 유리한지 따져본다.

▶유통업체에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내놓은 할인상품을 파악해 선별적으로 구입하는 것 등이 굳테크의 요령.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정보센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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