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5년 완산구청사 '붕괴위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1994년 6월 준공된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완산구청사가 설계시공 결함으로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상 8층, 지하 3층에 연면적 4천2백여평인 이 건물은 현재 사방 외벽에 받침대를 설치하고 안전그물망을 쳐놨다.

벽면에 붙인 타일이 떨어져 행인들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타일의 60% 이상이 들떠 있어 일부는 그물망 위에 떨어져 있고 일부는 떨어지기 직전이다.

이 건물 지하 3층 주차장은 지하수가 고여 콘크리트바닥이 항상 흥건하게 젖어 있다.

그냥 두면 건물 전체가 들뜨거나 한쪽으로 기울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구청측은 주차장 바닥에 2개의 구멍을 뚫어 지하수를 뽑아내고 있다.

청사 옆의 지하 3층, 1천8백여평 규모의 별관 주차장 건물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95년 12월 완공돼 4년을 넘긴 이 건물은 천장.바닥.벽면.계단 할 것 없이 온통 금이 가 있다.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위 천장 주변까지 곳곳이 갈라져 이를 방치하면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결함 때문에 지난해말 건교부 산하 시설안전기술공단의 진단에서 구청사는 C급(보수공사 필요), 주차장 건물은 재난관리 대상인 D급(긴급 보강공사 대상) 판정을 받았다.

구청 건물이 이처럼 부실 투성이인 것은 지질 등 주변 상황과 완공후 예견되는 문제점을 그냥 지나친 설계도에 따라 공사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차장 별관은 들보마다 22㎜짜리 철근 24개가 들어가야 되는데도 10개씩만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건물 시공을 맡았던 전북개발공사에 보수 공사비 20여억원을 청구해 놓고 있다.

그러나 전북개발공사 관계자는 "건물 구매 당시 매매 이후 모든 위험 부담은 매입자가 떠맡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이제 와서 시측이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고 해명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