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주)클릭TV 부사장 리다 노박 前이란공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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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클릭TV의 공동 설립자이자 부사장인 리다 노박(사진)은 지난 1976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의 공주 출신.

혁명 직전 이란의 국비 유학생 선발 때 수석을 차지한 데 이어 MIT를 수석 졸업했으며, 세계적인 컴퓨터업체에서 핵심 연구원으로 일한 경력도 적지 않아 정보통신기술(IT)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인재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이란의 마지막 왕인 팔레비의 선대 왕. ' 노박 사장은 "당시 이란의 땅 중 3분의 2가 할아버지 소유였고, 나머지 3분의 1은 할머니가 갖고 있었다" 며 웃었다.

그러나 고달픈 유학생활을 끝낸 노박은 '돈을 벌기 위해' 82년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업체인 슈가트(제록스에 인수)에 입사했다.

당시 하드디스크의 저장매체를 두개의 영역으로 나눠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르면서 용량도 커지는 첨단기술을 개발해 국제적인 학술지에 발표되는 등 업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IT업체의 잇따른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퀀텀.시게이트 등을 거쳤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 아래 가전제품용 운영체제(OS)인 '윈도CE' 를 개발하는 이클립스사에도 스카우트됐다.

노박 부사장은 "당시 개발자 겸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면서 클릭TV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삼성전자 출신의 우수 인재들과 만나 지난해 11월 창업했다" 고 소개했다.

그녀는 "이 기술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되는 TV기반 웹브라우저용 셋톱박스라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 며 "2002년에는 1조원 매출도 거뜬할 것" 이라고 말했다.

"자녀가 둘이 있다는 것 외에는 사생활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달라" 는 노박은 "나는 이제 공주가 아닌 벤처기업가" 라고 덧붙였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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