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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스리쿠션 국내 최강 커플, 생큐! 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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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최강의 당구 커플이 탄생한다.

한국 스리쿠션의 간판스타 강동궁(29·경남)과 박수아(30·인천)가 내년 1월 9일 부산의 한 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기로 했다.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한국 최강의 당구 커플이 10일 서울의 한 당구장에서 나란히 큐를 잡았다. 예비신랑 강동궁은 “당구 잡지에 난 박수아씨 모습에 반해 구애 했다”고 털어놨다. [김민규 기자]


강동궁은 김경률(29·서울)과 한국 스리쿠션 최강을 다투는 당구계의 수퍼스타다. 부친이 창원에서 운영하던 당구장에서 7세 때 자연스럽게 큐를 잡은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500점을 치며 두각을 나타냈고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대한당구연맹이 선정하는 국내 스리쿠션 랭킹에서 현재 김경률에 밀려 2위에 올라 있는데 지난해에는 강동궁이 1위, 김경률이 2위였다. 지난해부터 김경률과 함께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1996년 취미로 큐를 잡았다가 당구의 매력에 끌려 입문한 박수아는 올해 처음 도입된 여자부 스리쿠션 랭킹 1위다.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제3회 세계캐롬연맹 여자 스리쿠션 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둘은 2006년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처음 만났다. 대회 전 당구 잡지에서 본 박수아의 모습에 호감을 갖고 있던 강동궁이 먼저 다가섰다고 한다. 강동궁은 “우연히 잡지에서 사진을 봤는데 한눈에 반했다. 이상형이었다”고 말했다.

마음을 확인한 둘은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했지만 문제가 있었다. 당시 강동궁은 창원에서 활동 중이었고, 박수아의 집은 서울이었다. 서로 떨어져 있어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주량 차이도 애로사항이었다. 강동궁이 술을 전혀 못 하는 반면, 박수아는 소주를 즐기는 애주가다. 하지만 사랑 앞에 걸림돌은 없었다. 강동궁은 “서울과 창원을 오가는 것이 힘들어 나중에는 여행을 가듯 트렁크에 짐을 잔뜩 싸서 서울에 올라와 며칠씩 머물다 내려갔다. 또 데이트할 때 주량을 맞추기 위해 연습이 끝나면 동료들과 억지로 술을 마셨다. 그 덕분에 지금은 소주 2병 정도는 가볍게 마신다”며 웃었다.

둘의 데이트 장소는 주로 당구장이었다. 박수아도 400점 이상을 치는 고수지만 점수 계산이 불필요한 경지에 이른 강동궁이 보기에는 초보자에 불과했다. 박수아는 “남편이 아내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처음에는 즐겁게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항상 싸움이었다”며 강동궁에게 핀잔을 줬다. 하지만 강동궁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예비신부의 행복함이 가득했다. 강동궁은 “내가 배운 게 당구밖에 없어서 연애 시절 다른 추억을 많이 못 만들어준 것이 미안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대회 출전으로 출장이 잦은 둘은 지난 2월 일찌감치 인천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다.

가족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았지만 아들을 얻는다면 세계 최고의 스리쿠션 선수로 키우기로 했다. 강동궁은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킬 수는 없겠지만 당구에 관심을 보인다면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쳐 세계랭킹 1위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종력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강동궁

▶생년월일: 1980년 3월 16일 ▶학교: 부산 사상초-여명중-동래원예고-성덕대(휴학) ▶경력: 현 국가대표, 2009 세계 팀스리쿠션 선수권 3위, 2009 부산연맹회장배 스리쿠션 대회 우승 등

박수아

▶생년월일: 1979년 11월 18일 ▶학교: 부산 성서초-데레사여중-경남여고-부경대 법학과(중퇴) ▶경력: 현 여자 스리쿠션 랭킹 1위, 2009 유니버셜 전국 여자 스리쿠션 우승, 2009 일본여자오픈 스리쿠션 대회 3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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