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윈도7, IT경기 되살릴 구원투수 됐으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꼭 140년 전인 1869년 11월에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개통됐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의 경계인 이집트 시나이반도 서쪽에 건설된 세계 최대의 운하로 지중해와 홍해를 물길로 이어준다. 가장 큰 의의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를 오갈 때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되게 해 줬다는 점이다. 운하 개통으로 영국 런던에서 인도 뭄바이까지의 항해 거리가 종전 2만1400㎞에서 1만1472㎞로, 항해 기간은 반 년에서 석 달 남짓으로 절반 가까이 단축됐다.

한국에서는 1970년 개통된 경부고속도로가 ‘한강의 기적’을 열었다. 건설 당시 논란은 있었지만 국내 최대 해운 거점인 부산항을 수도권과 당일 생활권으로 묶어 고도성장의 기틀이 됐다. 지난달 19일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 국제도시를 잇는 ‘인천대교’가 개통됐다. 인천대교는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수도권 물류와 교통 시스템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대교 개통으로 한 시간가량 걸리던 송도국제도시와 영종공항도시 간의 거리가 15분으로 단축됐다. 이에 따른 물류비 절감액만도 연간 48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에 굵은 혈관 하나가 새로 뚫린 셈이다.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수에즈 운하와 경부고속도로·인천대교는 공통점이 있다. 혁신적인 사고와 공법으로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지난달 하순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PC 운영체제(OS)인 ‘윈도7’을 출시했다. 3년간 3000여 명의 엔지니어가 투입된 결과물로, PC 사용자들이 실제로 많이 필요로 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전 세계 800만 명 이상을 베타테스트에 초대했다. 일반 사용자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는 1500만 명이나 됐다. 컴퓨터에서 OS는 우리 사회의 도로나 교량과 같은 기간시설에 해당한다. 3년 만에 선보인 새 OS 윈도7이 수에즈 운하나 경부고속도로가 했던 것처럼 사이버 공간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장기간 침체 국면을 맞고 있는 정보기술(IT) 경기를 회복시키길 기대한다.

김 제임스 우 한국MS 대표이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