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허와 실] 공인구 비거리는 모두 똑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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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거리가 특별히 많이 나가는 골프공이 진짜 있을까. 공인구의 경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다. 따라서 "비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렸다" 는 일부 업체의 골프공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광고로 볼 수 있다.

골프공이 공인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영국국립골프협회(R&A)의 검사기준에 합격해야 한다. 공의 무게.크기 등을 규정한 이 기준에 따르면 비거리의 경우 R&A가 인정한 장치에 의해 테스트했을 때 평균 비거리와 굴러간 거리를 합친 평균거리가 2백80야드(약 2백56m)에서 오차 ±6%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모든 공인구의 비거리는 똑같다는 얘기다.

그런데 똑같은 공인구인데도 특정 브랜드의 공이 더 많이 나가는 것으로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 자체의 비거리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 때문이다.

즉 주말골퍼들이 OB가 난 드라이버샷은 잊어버리고 제대로 맞은 드라이버샷만 기억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참고로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비공인구는 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 공인구보다 무게를 늘리고 크기를 작게 한 것이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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