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지난 1천년 최고 지식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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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1천년 동안 세계관의 전환을 가져오게 한 지식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칼 마르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격주간 교수신문 송년특집호가 인문.사회.자연과학 분야의 교수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학문의 패러다임을 바꾼 천년의 지식인 선정' 설문조사는 각자 5명의 지식인을 뽑도록 했다.

그 결과 '자본론' 의 저자인 칼 마르크스가 24명의 추천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주된 선정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의 최대 모순인 계급 갈등과 물신성(物神性)을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김균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것과 "세계를 보는 관점을 학문적 사상에서 실천적 사상으로, 이론에서 삶으로 바꾼 사회철학을 제공했다" (최종덕 상지대 교수.철학)는 것.

서울대 김수행(경제학)교수는 "마르크스는 세상이 신의 섭리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철저히 부정했다.

그는 자본주의라는 것이 역사의 특정시기에 나타나는 하나의 사회 형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본주의 사회의 빈곤이나 소득분배의 불평등, 노사 대립을 슬퍼한 인물" 이라고 설명한다.

2위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차지했다.

인간의 무의식 세계라는 신대륙을 학문 연구의 대상으로 발견한 공로다.

찰스 다윈(3위)은 새 천년에 가장 중요한 화두로 등장할 생명과학의 사상적 출발점이라는 데 큰 의미가 주어졌다.

동양학자로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것은 성리학의 대가 주희(주자). 그는 한당유학과 노장사상을 두루 통합해, 동아시아의 성리학적 문명을 열었다.

충북대 유초하(철학)교수는 "주희의 성리학은 혈통 중심의 고대 질서를 실질적으로 무너뜨린 사상이며 18세기 유럽의 계몽철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고 평가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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