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휴대폰 따내기 '뜨거운 교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디지털.인터넷.Y2K.전자상거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보통신 분야는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더구나 올해는 차세대 영상휴대폰(IMT-2000)사업자가 선정되고, 국내외 인터넷 기업들의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되는 정보통신업계의 핵심 이슈를 점검해 본다.

◇ 초고속 인터넷 경쟁 격화〓지난해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수는 60만 명. 그러나 올해 말이면 3백만 명에 이르고, 시장 규모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종 장비까지 포함하면 전체 시장 규모는 4조원까지 예상된다.

현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은 하나로통신.두루넷.한국통신이 쥐고 있는데, 최근 드림라인.데이콤.SK텔레콤이 도전장을 던졌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요금도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초 월 5만원 선이었으나 연말에는 월 3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들어 드림라인이 동시에 2회선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늘렸고, 하나로통신은 새롬기술과 손잡고 거의 무료로 국제 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달에는 한국멀티넷이 무선을 이용한 초고속 통신 서비스도 선보인다.

◇ 차세대 영상휴대폰 사업자 선정〓지난 92년은 제2이동통신 사업자, 96년은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올해는 영상휴대폰 사업자 선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다.

영상휴대폰은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를 하고, 인터넷으로 동영상도 받아볼 수 있는 최첨단 초고속 이동통신 서비스. 정보통신부는 영상휴대폰 사업자 수를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2~3개 정도가 선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텔레콤.신세기통신.한국통신프리텔.한솔엠닷컴.LG텔레콤 등 5개 휴대폰 업체와 한국통신.데이콤.하나로통신.온세통신.무선호출업체 등이 사업자로 선정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 수는 한정돼 있는 만큼 업체간 인수.합병.제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해 전략적으로 고지를 선점한 상태이고, 한국통신.한국통신프리텔도 유리한 입장이다. 데이콤을 인수한 LG그룹은 LG텔레콤과 힘을 합쳐 사업권을 따낸다는 전략이다. 한솔엠닷컴.하나로통신이 누구와 손을 잡을지도 관심거리다.

◇ 상업 위성방송의 등장〓지난해 여름 발사된 무궁화3호와 통합방송법의 국회 통과로 올해 말이면 일반인들도 위성을 통한 상업방송을 보게 될 전망이다. 무궁화3호를 이용하면 최대 1백60개의 TV채널을 만들 수 있다. 국내에도 다채널 방송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위성방송은 인터넷TV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가정주부는 이제까지 인터넷과 정보화의 사각지대였다.

그러나 위성방송은 셋톱박스를 통해 각종 TV프로그램 시청은 물론 인터넷 접속까지 가능하게 해 준다. 이런 점에서 위성방송은 방송과 통신이 통합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국내 전자제품 및 콘텐츠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프로그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다.

현재 이 사업의 주도권은 한국통신이 쥐고 있다. 그러나 정통부는 데이콤과 대기업, 언론사 등을 포함한 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어서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 외국 업체의 국내 투자 러시〓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한통프리텔의 지분을 일부 인수해 5천억원 정도의 투자수익을 올렸고, 퀄컴도 상당한 수익을 챙겼다.

MS는 두루넷에도 투자했고, 벨캐나다는 한솔엠닷컴,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은 LG텔레콤에 각각 지분 참여 형식으로 투자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많았다. 자딘플레밍은 컴퓨터전화통합(CTI) 서비스 업체인 로커스에 투자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도 1억 달러 이상을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코스닥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속에 올해도 외국업체의 국내 투자 및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 인터넷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국내 인터넷 업체들은▶야후처럼 검색엔진으로 시작해 영역을 넓혀가는 업체▶다음커뮤니케이션처럼 가입자부터 확보하려는 곳▶전자 상거래에 의존하는 기업 등으로 크게 나눠진다. 이밖에 디지토처럼 각종 E메일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가는 기업도 있다.

올해는 이처럼 다양한 인터넷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이 어떻게든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체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며 대형화를 추진하는 곳이 많아 신생 인터넷 기업들의 부침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호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