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당 복귀 길닦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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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와의 합당문제가 '불가' 쪽으로 일단락되면서 정국 물살이 빨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류의 한복판에 김종필(金鍾泌.JP)총리가 서 있다.

JP는 24일 하룻동안 자민련 박태준(朴泰俊.TJ)총재와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의원을 잇따라 만나 자민련 앞에 놓여있는 현안 타결을 시도했다.

자민련의 현안 중 하나는 후임총리 문제. 이미 자민련으로 복귀를 선언해놓고 있는 JP로선 공동정권의 자민련 몫인 후임총리를 TJ가 맡아줬으면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朴총재는 지금까지 "일단 선거구 문제나 매듭지어 놓고 생각하겠다" 며 결심을 늦춰온 상황이다. 때문에 JP는 TJ와의 이날 만남에서 후임총리를 맡아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자민련 주변에선 양자간의 전격 회동이 이뤄진 점을 들어 TJ가 총리직을 수락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민련의 한 소식통은 "JP와 TJ의 만남을 계기로 후임총리 문제가 일단락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고 귀띔했다.

특히 후임총리 문제의 매듭은 정국일정의 재조정도 의미한다.

공동여당이 합당하지 않기로 한 이상 어차피 국민회의든 자민련이든 독자 선거체제를 서두르는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때문에 후임총리 문제가 매듭지어졌다면 金총리로선 당 복귀를 1월 중순까지 미룰 이유도 적어진다.

그러잖아도 자민련 내에선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합당이 무산된 마당에 JP가 하루라도 빨리 당에 돌아와 당을 정비해야 한다" 며 조기 복귀를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JP가 한나라당 李의원을 만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당 체제정비의 일환인 셈이다. JP는 자민련에 대표최고위원직을 만들어 李의원을 앉힐 작정이다.

李의원은 조만간 한나라당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이 아니다. 후임총리 문제의 해결은 金대통령 입장에서도 조속한 총선체제의 발진을 위해 개각시기를 앞당길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실제로 金대통령은 이날 신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총선 승리를 강조하며 "여야 총재회담 등 모든 숙제를 연내에 청산하겠다" 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자민련 내부의 후임총리 문제가 일단락된다면 개각시기를 결정하는 걸림돌이 해소되는 셈" 이라고 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전영기.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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