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 11월 모의고사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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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2 학생들이 치르는 11월 모의고사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해 평가받으려면 지난 시험에 대한 분석과 전략 수립이 필수다. 지난 9월 모의고사 결과를 토대로 성적 변화 양상에 따른 영역별 공부 방향을 알아봤다.

언어 영역

방다슬(서울 예일여고 2)양은 프로젝트 참여 전 3등급이던 언어 영역 성적이 9월 모의고사에서 4등급으로 떨어졌다. 원점수는 비슷했지만 등급이 하락한 것. 방양의 학습 방법을 진단한 비상에듀 김홍석 강사는 “평소 체계적인 공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시험 전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보지 않아 수능형 문제 풀이에 대한 감각을 익히지 못한 것이 성적 하락의 한 요인이었다.

김 강사는 방양에게 좀 더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우선 ‘쓰기 영역 마스터’ ‘문학 개념정리’ 등 월별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 이에 맞춰 일일계획도 단순히 ‘언어 공부 2시간’이 아니라 ‘○○문제집 ○~○페이지’식으로 계획해야 한다.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정복해 나가도록 한다. 또 모의고사 문제는 최소 4회분을 풀고 시험에 임해야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시간을 재가며 실전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강사는 “시중에 나온 고난도 문제집만 어설프게 푸는 것보다 교육청 기출 모의고사부터 충분히 소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언어 영역 학습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방양은 “평소 영어·수학에 비해 국어는 점수도 가장 낮고 공부에 소홀했던 과목”이라며 “앞으로 더욱 계획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공부 의욕이 높은데도 성적이 부진할 수 있다. 이런 학생 역시 모의고사 기출 문제를 활용해 문제에 접근하는 법을 분석·연습해보는 것이 좋다.

언어 영역 성적이 부진한 학생 중에는 내신 점수에 비해 모의고사 성적만 유독 낮은 유형이 있다. 김 강사는 “언어 영역은 특히 내신 공부와 수능형 공부 방법에 차이가 있다”며 “수능형 공부를 할 때면 불안감이 생기는 학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신 시험은 이미 알고 있는 작품과 공부한 정보를 암기해 문제를 푼다. 이와 달리 수능 시험은 처음 접하는 지문이라도 접근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내신처럼 수능 대비 공부를 하게 되면 학습량·공부 의욕이 높은데도 성적이 부진할 수 있다. 이런 학생 역시 모의고사 기출 문제를 활용해 문제에 접근하는 법을 분석·연습해보는 것이 좋다.

수리 영역

박재량(서울 중동고 2)군은 그동안 1등급으로 안정적이던 수리 영역 성적이 지난 모의고사에서 컨디션 악화로 한 등급 내려앉았다. 박군은 기본적으로 수학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학습 스타일을 바꾸기보다 자신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청솔학원 여왕모 강사는 “불리한 환경·조건 속에서도 점수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만하지 말고 감점 요인을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계산 착오와 같은 실수가 많은 박군에게 자주 하는 실수를 정리한 뒤 반복해 되새길 것을 제안했다. 자신만의 주의사항을 적은 메모는 시험장에도 들고 가 쉬는 시간에 다시 보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모의고사에 비해 내신 점수가 낮은 박군은 서술형 문제에서 점수를 깎인다. 여 강사는 “수리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과정을 풀어 쓰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며 “답을 알기 때문에 생략될 수 있는 풀이 과정을 상세히 써보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단원별로 중요한 예제 문제를 몇 가지씩 골라 연습할 것을 추천했다.

먼저 자신의 생각대로 풀이를 써본 뒤 문제집의 풀이 과정을 따라서 한 번 써본다. 그다음 자신의 풀이와 비교해 보며 감점될 만한 요인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 온 대로 공부하되, 앞으로 심화 미적 부분을 다루게 되면 까다롭고 정확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 나오므로 주요 개념을 잘 정리해 둬야 한다.

여 강사는 중·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에게 수학 ‘개념 노트’를 만들 것을 강조했다. 하나의노트에 단원별 개념 정의와 성질, 주의해야 할 성질, 필수 예제 한두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다. 차곡차곡 정리해 두면 머릿속에 개념이 간결하게 기억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취약 부분만 따로 보충할 때나 시험 기간에 유용하게 볼 수 있다. 여 강사는 “지난 모의고사를 다시 풀어보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시험지에 틀린 이유 분석과 반성을 적어두라”고 조언했다. 풀이 과정에 사족이 많아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파악한 뒤 풀이에 들어가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풀지 않았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외국어 영역

비상에듀 오렌지 강사의 상담을 받은 김수연(안산 동산고 2)양은 성적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랐다. 김양은 “무엇보다 공부에 대해 항상 회의적이던 태도를 바꿔 공부가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숙제를 내주는 그룹 과외 위주로 학습을 해온 김양은 수준에 비해 어려운 문제만 풀다가 영어에 흥미를 잃었던 경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문법·독해 등의 기본기를 다지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것이 효과를 거뒀다.

오렌지 강사는 “외국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으려면 2문제 이상 틀리면 안 되기 때문에 섬세함과 꼼꼼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별력을 위해 출제되는 고난도 문제 1~2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독해 문제에서 긴 문장을 정확히 해석하는 능력과 추상적이고 어려운 내용을 다루는 지문을 이해하는 사고력이 요구된다. 문장 해석은 되지만 내용 이해가 어려운 지문도 출제될 수 있기 때문. 오렌지 강사는 “고급 문장을 해석하는 연습에 좋은 교재를 골라 풀어보고 특히 EBS 문제집은 단순 문제 풀이용보다 지문 연습 및 분석용으로 활용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김양은 12월까지 어휘를 집중적으로 암기하고 학습량을 늘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겨울방학부터는 질적으로 우수한 지문을 골라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답을 빨리 맞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구조적으로 분석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만약 외국어 영역 성적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경우라면 영어에 대한 자만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렌지 강사는 “중학교 때 외고 진학을 준비했던 학생들이 고1 땐 1등급을 받다가 2학년 2학기 들어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외국어 영역은 감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해석이 바탕이 돼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빨리 기본으로 돌아가 공부하라”고 제안했다. 문법의 구조를 부분적·전체적으로 다시 정리하고 문장을 끊어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하위권에서 맴도는 학생들은 학습 계획을 세우는 연습부터 해보도록 한다. 겨울방학이 시작된 뒤에 처음 수능 대비 계획을 세우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기 때문. 기말고사 준비를 하면서 구체적·체계적인 학습 계획을 짜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또 오렌지 강사는 “하위권에선 무엇보다 어휘가 관건”이라며 “1·2학년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 어휘 암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최은혜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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