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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싼 중국산 트럭·승합차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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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현대·기아차는 일본 자동차 시장을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다. 최근에는 번번이 실패하는 승용차 대신 연비가 좋은 고급 버스로 일본 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도 지난달 국내에 첫선을 보인 뒤 일주일 만에 3000대 계약을 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아성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중·일 ‘자동차 삼국지’ 형국이다.

◆중국산 차 한국 시장 노크=둥펑 차는 지난달 국내 수입원인 동풍모터스코리아(DFMK)와 판매 계약을 하고 내년 4월부터 1t 경트럭과 상용 미니밴, 6∼9인승 승합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들은 올해 1∼9월 중국 내에서 19만 대가 팔린 베스트 셀링 모델들이다. DFMK는 국내 수입차 업계 간부들이 모여 자본금 10억원으로 만든 회사다. 둥펑 차는 중국에서 기아차(둥펑위에다기아), 일본의 닛산, 프랑스의 시트로앵과 합작한 회사다. 지난해 132만 대(수출 2만 대 포함)를 팔았다. 올해 18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한국에 들어올 차는 둥펑 계열사인 둥펑미니오토에서 공급한다.

DFMK의 이철웅 이사는 “국산차보다 30% 이상 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팔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이달부터 인증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4월께는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둥펑은 2년 전부터 유럽·싱가포르에 승합차를 수출해 한국 인증에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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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펑의 1t 트럭은 최고 82마력을 내는 1310cc와 52마력의 1051c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값은 기본형이 890만원대, 고급형이 1100만원대다. 현대차 포터가 경쟁 상대다. 마력 등은 차이가 있지만 가격만으로 보면 현대차의 포터(수동)가 1300만∼1500만원으로 30% 이상 싼 셈이다. 연료는 휘발유 가격의 절반 수준인 천연가스(CNG)도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틈새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내년에 월 평균 1000대를 팔고, 2011년에는 15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 일본 버스 시장 공략=현대차는 올해 2월부터 고급 버스인 ‘유니버스’를 수출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차는 올해 일본 고급 버스 시장(연 1000대)의 5%까지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승용차를 월 20여 대밖에 팔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 대당 약 3억원씩 하는 비싼 가격의 고급버스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달까지 40대를 팔았고 연말까지 10대를 더 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에는 도쿄에서 신형 유니버스도 선뵀다.

현대차일본법인의 김동섭 상용차 본부장은 “현지의 동급 버스보다 연비가 7∼10% 정도 좋아 경제성이 뛰어난 데다 값도 15% 이상 싸 관광버스 사업자들이 선호한다”며 “유니버스를 5년 정도 사용하면 대당 5000만원의 연료비 절감이 최근 입증돼 더 인기”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내구성 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도쿄∼히로시마(편도 900㎞) 정기 노선에 유니버스를 투입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의 최한영 상용차 담당 부회장은 “지난달 말까지 45만㎞를 주행했지만 품질에 이상이 없자 관광버스 업계에 입소문이 났다”며 “경제성과 내구성 등이 좋은 유니버스가 2015년까지 일본 시장의 20%를 점유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시장선 일본 도요타 돌풍=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지난달 국내시장에 첫선을 보인 뒤 고객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현대차는 이를 잠재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쏘나타와 투싼ix를 도요타의 경쟁 모델인 캠리 및 라브4와 비교하는 시승행사를 마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쏘나타와 투싼ix의 주행 성능과 상품성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계기로 최고 품질이라는 일본의 도요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승회는 주요 도시 거점 판매장에서 다음 달 27일까지 매일 진행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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