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주 美 증시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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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 나스닥(장외시장)에 리눅스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리눅스를 운영체제(OS)로 사용하는 컴퓨터 생산 및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인 'VA리눅스 시스템스' 는 9일(현지시간) 상장 첫날 주가가 7백33%나 뛰어오르며 나스닥 사상 첫날 거래로는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리눅스 시스템스의 주가는 공모가 30달러에서 시작되자마자 치솟기 시작해 장중 한때 10배가 넘는 3백20달러까지 급등한 끝에 무려 2백20달러가 오른 2백50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상장 첫날의 주가상승률로는 사상 최고치로 지금까지의 최고기록인 98년 11월 더 글로브 도트 컴(The Globe.com)의 6백6%를 1백27%포인트나 뛰어넘는 것이다.

이번에 상장된 VA리눅스사는 리눅스 운영체제를 관리 및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눅스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업체로 업계에서는 "이번 VA리눅스의 상장은 리눅스가 마이크로 소프트(MS)에 던진 정식 도전장" 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 언론들은 "종업원 1백79명에 불과한 중소업체인 VA리눅스가 하루만에 주가가 7.3배나 뛰어 시가총액이 미 해군의 최대 선박수주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와 같아졌다" 며 "리눅스가 나스닥 테마주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고 보도했다.

리눅스 관련기업으로 8일 상장된 앤드오버 도트 넷(Andover.Net)도 첫날 거래에서 공모가 18달러의 2백52%에 달하는 63.375달러로 폭등했으며 지난 8월 리눅스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로 리눅스 관련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한 레드햇(RedHat)은 이후 20배 가까운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리눅스 관련 주가의 폭등은 최근 MS의 윈도에 강력 대항하는 운영체제로 떠오르고 있는 리눅스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리눅스를 최초 개발한 리누스 토발즈(Linus Tovalds)는 "기술개발에만 몰두하겠다" 며 아직까지 이들 회사에 자본참여를 하고 있지 않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리눅스의 OS 시장점유율(컴퓨터 대수기준)이 ▶97년 6.6%▶98년 17.2%에서 올해는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 이라며 "2005년까지는 MS와 동등한 수준이 될 것" 으로 분석했다.

◇ 리눅스란〓MS사 '윈도' 에 대항하는 PC 운영체체로 윈도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반면 리눅스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는 공개용 소프트웨어로 거의 공짜다.

지난 91년 핀란드 대학생인 리누스 토발즈가 창안했으며 인터넷을 통해 원천 프로그램이 공개되면서 전세계 2천여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개발에 참여, 오늘날의 강력한 운영체제로 성장했다.

당초 서버용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PC용 신상품이 선보이면서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MS 윈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응용소프트웨어가 많지 않은 게 흠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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