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 “아프간 파견 시 교전 발생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아프가니스탄 지방 재건팀(PRT) 요원의 보호를 위해 파병할 경우 “불가피한 교전이 있을 수 있고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군이 가는 이상 희생이 따를 것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전투병이나 비전투병을 구별할 수 없다”며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하느냐, 경호·경비 같은 방어적 임무를 수행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병력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날로 악화하는 아프간 정세와 현지 치안 상황을 감안하면 예기치 않은 전투에 휘말리는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다.

파병 부대는 특전사를 중심으로 비전투병 형태의 경계 임무를 맡는 작전팀과 의무·헌병·공병·법무 지원팀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실제 파병은 모집 절차와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3∼4개월 뒤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은 “아프간의 34개 주 가운데 한국이 1곳을 맡아 독자적 PRT를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간 전역에는 26개의 PRT가 설치돼 있으며 미국(12개), 독일(2개), 영국 등 14개국이 나눠 운영하고 있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PRT를 운영하게 되면 한국 파견 요원은 다국적군인 국제안보유지군(ISAF) 소속으로 편입된다. PRT는 ISAF 소속의 다국적군과 민간 전문가들이 현지 지방 정부의 도움을 받아 재건 활동과 치안유지 활동 등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한국 주도의 PRT 활동 지역을 고르는 것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다른 나라의 PRT를 인계받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34개 주 가운데 현재 PRT가 설치돼 있지 않은 중부의 카불과 다이쿤디, 남서부의 니므로즈 등 3개 주 가운데 한 곳을 맡는 방법이다.

김민석 군사전문 기자, 예영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