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신종플루에 대비해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최근 차가워진 날씨 때문에 신종플루가 또 다시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학교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 아이를 둔 부모는 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단체생활로 감염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아직 면역력이 형성되지 않은 시기라 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며 4살짜리 딸 정은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은미(중계동, 35세)씨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외출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당장 어린이집을 안 보낼 수도 없고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신종플루 백신 예방 접종이 곧 시작되지만 100%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불안한 마음을 토로했다.

서초 함소아한의원 신동길 대표원장은 “신종플루 예방도 중요하지만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피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면역력'을 키워 질환에 대응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고 조언한다. 감기 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도 어떤 아이는 멀쩡하고 어떤 아이는 당장 감기에 옮는다. 이것이 바로 면역력, 한방에서 말하는 정기(正氣)의 위력이다. 정기는 체력이나 생명력을 의미하는데, 정기가 강하면 몸속의 기운이 막힘없이 잘 순환되어 외부에서 침입해 들어오는 병원체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 이런 힘은 한순간에 당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신종플루에 대비해 면역력과 체력을 키워주는 생활습관에 대해 신동길 원장으로부터 알아보자.

1. 부모 및 주변사람 위생 철저히 하기
감기나 신종플루 모두 전염성이 강하다. 아이가 놀이터나 어린이집 등에서 놀고 왔을 때는 손발과 얼굴을 깨끗이 씻긴다. 아이의 위생만 신경 쓰고 자칫 부모의 위생을 소홀히 하기 쉬운데 요즘처럼 감기나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는 지하철이나 버스, 대형마트 등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고 그런 곳에 있다 왔을 경우 아이에게 곧바로 뽀뽀를 하거나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이와 직접 접촉한다면 양치질까지 마친 뒤에 아이를 만지는 것이 좋다.

2. 감기에는 충분히 휴식, 단체생활도 잠시 멈추기
감기는 빠르면 1주일, 늦어도 7일이면 낫는다는 말이 있다. 감기에 걸린 아이에게는 휴식과 시간이 진짜 약.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며 수분 섭취에 신경 쓰고, 소화가 잘 되는 양질의 식사를 하면 스스로 감기를 이겨 낼 수 있다.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라면 되도록 단체생활을 중단하고 집에서 돌봐주는 것이 좋다.
성급하게 사용하는 해열제나 항생제 등은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 몸 안의 면역체계가 할 일을 외부에서 들어온 약물이 처리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면역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결과적으로 더 자주 심하게 감기에 걸릴 수 있다.

3. 호흡기 면역력 높여주는 마사지 해주기
평소 아이에게 호흡기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마 & 눈썹 밀어주기 - 엄마의 양쪽 엄지 지문면을 이용해 아이 두 눈썹 중간에서부터 머리가 나기 시작한 부위(천문혈)까지를 엄지를 교체하면서 밀어준다. 양 눈썹 머리에서 꼬리부분까지도(감궁) 엄지손가락 지문부위를 이용해 일직선으로 밀어주면 된다.

*관자 돌리기&귀뒤 문지르기 - 관자놀이를 엄지손가락으로 돌려준 후 귀뒤 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높은 뼈 옆 움푹 들어간 자리(이후고골)을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으로 굴려준다.

4. 피부 단련을 통해 폐 건강 지키기
감기와 신종플루 같은 바이러스 질환은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면서 전염된다. 때문에 폐 건강이 중요한데, 피부를 단련하면 폐 건강에 도움이 된다. 돌전의 아이라면 햇볕을 받으며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을 가거나 집안에서 외기욕을 해준다. 돌 이후에는 화창한 날 야외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겨울에는 햇볕이 따뜻한 날 춥지 않게 옷을 입혀 산책을 즐긴다. 좋은 공기는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햇볕은 비타민 D의 합성을 도와 면역력을 높여주며 뼈가 튼튼해지도록 도와준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아이가 찬 공기를 바로 접하지 않도록 엄마, 아빠가 잠깐이라도 꼭 안아줘 아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폐 건강을 위해 좋다.

5. 체온 조절위해 얇은 옷 여러 겹 입히기
추운 날이라고 해도 두꺼운 옷보다는 공기가 잘 통하는 옷을 여러 겹 입혀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하고 실내외 온도 차이에 유연하게 대처에 옷을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도록 하자. 옷을 너무 두껍게 입히면 찬 기운에 대한 적응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자. 또한 아이가 땀을 흘린 후 젖은 옷을 그대로 입혀 두면 땀이 마르면서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히고 외출 시에는 여벌의 옷을 준비해서 땀에 젖었을 때 는 즉시 새 옷으로 갈아입혀 주자.

6. 따뜻한 음식 챙겨 먹이기
위장은 따뜻해야 소화를 잘 한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는 아이는 대부분 속열이 많고 찬바람이나 찬기운에 약하므로 빙과류나 청량음료 등 찬 음식을 피해야 한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물, 우유, 과일 등도 실온에 잠깐 두었다가 먹인다.

성질이 따뜻한 식재료로 음식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밤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식품으로 소화기를 튼튼히 해주고, 당질이 풍부하며 단백질, 칼슘, 비타민 C가 많아 감기예방에 도움이 된다. 찹쌀은 중초(中焦)를 따뜻하게 하고 중기(中氣)를 보하며 위를 편안하고 따뜻하게 해준다. 또한 니아신과 티아민 등 비타민B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해 몸이 찬 아이에게 좋으며 감기를 예방하고 소화를 돕고 장을 튼튼하게 해 준다. 이런 음식들은 외부 자극에 대항해 신체를 지탱할 수 있는 ‘정기’를 더 굳건히 하는데 도움을 준다.

7. 비타민과 유산균 꾸준히 섭취하기
비타민이나 유산균 등은 평소에 꾸준히 섭취할 경우 감기에 걸리는 빈도를 낮추고 감기를 덜 심하게 앓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꾸준한 유산균 섭취가 감기에 도움을 준다고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326명의 3~5세 아동을 대상으로 유산균 혹은 가짜 약을 6개월 동안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유산균을 섭취한 아동이 가짜 약을 섭취한 아동에 비하여 감기에 걸린 빈도가 낮을 뿐 아니라 감기 증상도 덜 심했으며, 항생제를 처방받은 비율이나 감기 때문에 학교에 결석한 날 또한 적었다. 그러므로 아이들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비타민이나 유산균을 먹이는 것을 잊지 말자. 단, 시판 요구르트나 요플레 등은 유산균보다 당분이 많으므로 유산균 제제를 먹이는 것이 좋다.

■ 도움말 : 서초함소아한의원 신동길대표원장

조인스닷컴 이승철(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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