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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클린턴 '별거' 불가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가 지난주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위해 뉴욕시 교외의 차파콰로 이주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대통령 부부의 별거가 불가피해졌다.

힐러리는 주로 이곳에서 머무르며 국빈 만찬이나 신년맞이 행사 등 백악관 안주인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할 때만 가끔씩 백악관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 부인 중 남편을 백악관에 두고 사가(私家)로 간 퍼스트레이디는 힐러리가 처음은 아니다.

제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부인 루이사는 남편과의 불화와 워싱턴 정가에 대한 혐오로 여름철에는 수시로 남편을 떠나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곤 했다.

제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부인 앨런은 예술가로서 뉴햄프셔에서의 예술활동을 위해 백악관을 몇달씩 비울 때가 많았다.

케네디 대통령 부인 재클린은 주말에는 버지니아주 미들버그의 사가에서 자녀들을 돌보다 행사가 있을 때만 백악관에 들어갔다.

트루먼 대통령의 부인 베스는 백악관을 '하얀 감옥' 으로 지칭하면서 될 수 있으면 자주 백악관 밖에서 시간을 보내려 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도 하이드 파크의 사가나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신문 칼럼을 집필하거나 사교모임을 갖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힐러리처럼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은 헌법이나 법률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2백년 이상 역사를 이어오면서 대통령 보좌관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자리잡혀 있다.

이 신문은 '퍼스트 레이디' 의 저자인 칼 앤서니의 말을 인용해 한 사람은 지고, 다른 한 사람은 뜨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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