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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세제개편안] 50인치 프로젝션TV 20여만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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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에어컨.프로젝션TV.골프채 등 24개 품목의 특별소비세가 폐지되고, 소득세율이 1%포인트 인하된다.

재정경제부는 1일 열린우리당과의 당정협의와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여당의 경기활성화 방안을 수용해 이 같은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내년부터 근로자.자영업자에 대한 근로소득세율이 1%포인트씩 내리면 연봉이 2600만~5800만원인 근로자(자영업자)들은 연간 10만~40만원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 연봉이 많을수록 소득세율이 높게 적용되기 때문에 소득이 많으면 그만큼 세금도 크게 줄어든다. 또 이달부터 프로젝션TV.에어컨 등의 특별소비세가 폐지되면 소비자들은 현재 157만원 정도인 15평형 에어컨을 139만원에 살 수 있게 된다. 소득세와 제품 가격이 얼마나 내리는지 알아본다.

◆ 소득세 인하=현재 과세표준액(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에 따라 근로자.자영업자에게 매겨지는 근로소득세율은 9~36%다. 이를 내년부터 1%포인트씩 낮추면 과표액별로 2.8~11%의 세금이 줄어든다.

여기서 과표액이란 총소득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다. 예를 들어 교육비.의료비 등을 소득을 올리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보고 세금을 매길 때 소득에서 빼주는 것이다.

현재 과표액이 1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일 때는 소득세율이 18%다. 과표액이 1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과표에서 제외된 비용을 감안할 경우 실제 총소득이 2600만~5800만원쯤 된다. 연봉이 1억원을 넘는 사람의 과표액은 평균 800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연간 80만원 이상 세금이 줄어든다. 연봉이 1500만~2600만원인 경우에는 과표가 1000만원 미만이어서 세금 감면 폭이 10만원 이하가 될 전망이다.

소득세 인하로 혜택을 볼 인원은 근로자 600만~700만명, 자영업자 200만명 등 800만~900만명으로 예상된다. 전체 소득세 감면 규모는 1조5000억원 정도다. 그러나 근로소득자 중 47%인 560만명과 자영업자의 51%인 420만명은 현재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 면세점 이하의 저소득층이어서 소득세 인하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현행 15%인 이자소득세도 1%포인트 내린다. 이렇게 되면 1억원을 은행에 맡겼을 경우 연이율 3.6%를 적용하면 1년 뒤에 304만5600원을 이자로 받는다. 이는 기존에 비해 세금이 3만9600원 줄어든 것이다.

◆ 특소세 폐지=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의원입법 형식으로 24개 품목에 대한 특소세를 이달 중에 폐지하기로 했다. 특소세가 폐지되면 특소세를 포함해 팔리던 제품들의 값이 곧바로 인하된다.

현재 390만원 정도인 50인치 프로젝션TV의 가격은 364만원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가격이 390만원인 42인치 PDP TV도 386만원에 살 수 있게 된다. 이번에 특소세가 폐지된 품목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프로젝션TV.PDP TV.에어컨 등에 부과되는 특소세가 연간 900억원 정도고 나머지 21개 품목에 부과된 특소세는 31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특소세가 없어져 줄어드는 세수는 약 4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특소세를 폐지한 품목은 세수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소비 진작 효과가 큰 것들을 골랐다.

그러나 정부는 승용차와 유류(등유.중유.LPG.LNG 등), 경마장, 경륜장, 골프장, 카지노, 슬롯머신, 유흥음식점 등에 붙는 특소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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