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코스 유리" 최경주 자신만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 알프스의 골프장에서 최경주가 연습 스윙을 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알프스는 처음이에요. 경치만큼 기분도 상쾌합니다."

최경주(34.슈페리어)는 지금 알프스 산속에 있다. 1일(한국시간) 마터호른(4478m)의 만년설과 블랑슈(4357m)의 깎아지른 듯한 빙하를 향해 공을 치며 샷을 다듬었다.

해수면보다 공기 저항이 훨씬 덜한 해발 1500m의 고지여서일까. 드라이버로 부드럽게 친 공이 빙하를 향해 새까맣게 날아가더니 사라졌다. 300m를 넘나드는 비거리다.

최경주가 2일 스위스 크랑몽타나의 크랑 시르 시에르 골프장에서 시작되는 유럽골프협회(EPGA) 투어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한다. 크랑몽타나는 스키.골프 리조트로 유명한 곳이다.

대회에는 지난해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를 비롯해 세르히오 가르시아.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이상 스페인), 토마스 비욘(덴마크) 등 유럽 투어의 강자가 대부분 출전한다. 대회 조직위는 안내 책자에 엘스.가르시아와 최경주를 내세웠다. '마스터스 3위와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오른 선수로 아시아 골프의 리더' 최경주에 대한 소개 글이다. 엘스와 가르시아는 오메가 시계를 차고 다니는 오메가의 홍보대사. 따라서 오메가와 무관한 최경주를 앞세워 홍보하는 건 최경주의 위상이 유럽에서도 상당하다는 걸 보여주는 일이다.

오메가 골프 담당 매니저 패트릭 부토는 "아시아 최고이자 세계 정상급인 최고급 브랜드 최경주를 초청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어니 엘스와 더불어 인터뷰 신청이 가장 많을 정도로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최경주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샷을 가다듬은 뒤 이날 프로암 대회에서 몸을 풀었다. "고지라서 공이 더 많이 날아갑니다. 저와 같이 깔아치는 선수가 유리할 겁니다. 굴곡이 심한 산악코스도 비슷한 조건에 익숙한 한국 선수가 더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메이저대회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쳤던 최경주가 알프스 산맥에서 시즌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크랑몽타나=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