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 중선거구제 일편단심…김대통령 만나 강력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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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8일 오후 청와대로 향하는 체어맨 승용차 속에서 박태준(朴泰俊.TJ)총재의 마음엔 보름전(11월 1일)있었던 김대중 대통령과 회동장면이 잠시 떠올랐다.

국회의원 중선거구제 관철에 정치생명을 걸고 있는 朴총재는 "대통령님께서 (중선거구제의)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나는 더 이상 청와대에 올라 갈 필요가 없습니다" 라고 배수진을 깔듯 말했다고 한다.

朴총재의 이런 모습을 전한 측근에 따르면, 金대통령은 중선거구제 추진에 대한 강한 의사 표시를 여러 차례 한 뒤 朴총재에게 "그런데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와 함께 같이 가주셔야 합니다" 고 당부했다는 것.

중선거구제를 위해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공동정권 철수까지 각오하는 TJ의 '비장한 의지' 는 이날 만남에서 더욱 다져졌다.

이번주 들어 TJ는 간부.당무회의에서 "나는 대통령 앞에서 원자폭탄이 되겠다" "여러분의 뜻을 힘껏 말씀드리겠다" "이것(중선거구제)만 해놓으면 나는 내년 선거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 며 이날 회동을 준비해 왔다.

청와대에 올라가기 앞서 열린 당무회의에서 위원들은 "3당 총무회담 합의를 백지화해야 한다(박구일)" "한나라당과 국민회의는 현행 소선거구제로 선거를 치를 낌새다(조기상)" "(대통령 앞에서)핵폭탄을 떨어뜨려 달라(이대엽)" 는 발언으로 TJ에게 힘을 실어줬다.

회동에서 金대통령은 중선거구제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朴총재는 중선거구제 국회 통과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朴총재가 청와대를 나온 뒤엔 바로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의 대통령 보고가 이어졌다.

李대행은 사견으로 '소선거구제+정당명부제' 협상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朴총재측은 金대통령과 李대행이 나눴을 대화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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