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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펄쩍 뛴 김성근 vs KIA, 기 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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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김성근 SK 감독(가운데)이 6회 말 그라운드로 나가 심판들에게 “KIA 김상현의 주루는 수비방해”라며 항의하고 있다. 김 감독은 어필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수들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다. [뉴시스]

김성근 SK 감독이 한국시리즈 5차전 도중 심판 판정에 항의, 선수단을 철수시켰다가 퇴장당했다. 6회 말 KIA가 2-0으로 앞선 1사 1, 2루에서 이종범이 2루수 앞 땅볼을 때렸다. 2루수 정근우가 잡아 2루 베이스커버를 위해 들어온 유격수 나주환에게 던져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다. 그때 나주환과 1루 주자 김상현이 가볍게 부딪쳤다. 김상현은 병살 플레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주환을 향해 슬라이딩을 했고 오른발 끝이 나주환의 오른발을 살짝 건드렸다. 2루 베이스를 밟은 후 1루로 송구하려던 나주환은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렸고 공은 원바운드되며 1루 파울 지역으로 악송구가 됐다. 그 사이 2루 주자 최희섭이 홈까지 들어왔고 타자 주자 이종범은 2루까지 진루했다.

김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로 뛰어 나와 ‘수비 방해’라며 심판진에 항의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분간 격렬하게 항의하던 김 감독은 선수들을 더그아웃으로 철수시켰고, 이어 퇴장을 당했다. 원활한 경기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수비 방해가 아닌 스리 피트(주루허용구간) 안에서 일어난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다. 김상현이 발을 치켜들고 슬라이딩하지 않았고, SK 수비수가 점프를 해서 김상현의 슬라이딩을 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상현이 발을 들고 슬라이딩 했어야 수비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야구인들 사이에 다소 견해가 엇갈린다. 이병훈 KBSN 해설위원은 “KIA 김상현의 슬라이딩은 스리피트 라인을 완전히 벗어났다. 손으로 베이스를 짚긴 했지만 발은 베이스가 아닌 나주환을 향했다. 이건 명백한 수비방해다”고 SK 편을 들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다른 구단의 한 중견선수는 “아무 문제가 없는 슬라이딩이다. 사실 전지훈련 때 모든 구단 선수들이 배우는 것이다. 김상현이 기술적으로 성공한 것이다. SK 9회 초 공격에서 김정남의 병살타때 나온 박정권의 주루 플레이도 김상현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며 KIA의 손을 들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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