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문화나무 한 그루 심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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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몇 안 되는 지방 도시 중의 하나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근무지를 따라 유입되고 있다.

대도시에서 풍요로운 문화콘텐트를 향유하다 아산에 온 외지인들은 문화적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꼭 수도권에서 유입된 외지인이 아니더라도 경제 성장 속도만큼이나 지역민의 문화욕구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지역의 문화상품들이 아직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8월부터 아산에서 몇몇 뜻있는 민간단체 주도로 ‘문화나무심기운동’을 벌이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양민속박물관 야외무대에서 8월과 10월 두 차례 가진 공연에 5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문화나무심기 공연은 저예산 고품격 문화공연을 추구한다.

1부에는 식사가 제공되고 2부는 공연, 3부는 와인파티가 진행된다. 1인당 3만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누구도 이익을 가져가지 않는다.

공연과 음식을 준비하는 최소한의 비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대의 서는 출연진의 개런티로 쓰인다. 철저한 예약제로 유료입장객을 유치하지만 별도의 홍보비용을 쓰지 않는다. 포스터나 플래카드 제작에 돈을 쓰다 보면 결국 공연의 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식사와 공연 후 갖는 와인파티는 관객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또 다른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식사와 공연, 와인파티가 한자리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가족단위나 직장 동료들이 단체로 공연장을 찾는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던 유료입장객 유치는 ‘중앙일보 천안아산Life’를 통해 지역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앙일보의 홍보가 큰 힘이 되었다.

11월 둘째 주 목요일(12일) 온양민속박물관 1층 로비에서 펼쳐질 세 번째 공연은 출연진의 자발적인 출연을 통해 기획 단계부터 구상 되었던 저예산 고품격의 문화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지역예술단체 및 예술인들의 참여를 통해 지역의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방안이다.

문화나무심기에 대한 입소문들이 무섭게 퍼져나가고 있다. 그 만큼 문화나무심기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행동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참여를 하고 있다. 문화나무심기의 시작은 몇몇 사람에 의해 시작 되었지만 찾아주시는 관객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관객 하나하나의 관심이 심어진 아산의 문화나무를 키우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앞으로 문화나무심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양질의 문화콘텐트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살려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 할 것이다. 이로 인해 누적되는 노하우와 자금력을 통해 더 많은 문화나무심기 콘텐트를 개발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고장이 문화의 숲으로 성장하는 그날까지.

최기선

(아산 온주문화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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