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계열사 워크아웃계획 잇따라 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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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대우 계열사들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계획이 손실분담을 둘러싼 채권단의 반발로 잇따라 부결되고 있다.

3일 오전 개최된 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클럽코리아의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선 원리금 상환유예 및 이자감면 등을 골자로 한 채무조정 방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나 찬성률이 가결비율(75%)에 크게 못미쳐 부결됐다. 앞서 지난 1일에도 쌍용자동차.대우통신에 대한 워크아웃 방안이 일부 채권기관들의 반대로 부결됐었다.

대우 12개 계열사 중 워크아웃 방안이 부결된 것은 지난 1일 쌍용자동차.대우통신에 이어 대우캐피탈이 세번째다.

대우캐피탈 전담은행인 서울은행은 총부채 4조9천3백50억원 중 다른 계열사에 대한 콜자금 중개분(2조6천1백54억원)에 대해 2004년말까지 원금상환을 미뤄주고 연 2.5~3%대로 이자를 낮춰주자는 안을 내놓았으나 35.66%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또 기타 채권(2조3천1백96억원)도 2004년말까지 상환을 유예하고 이중 관계사 대여금은 연 2.5~3%, 영업자산 사용분은 연 7.75~9%로 금리를 감면하자는 방안도 채권단의 51.9%만이 찬성했다.

기타 채권 중 관계사 대여금인 9천3백37억원의 경우 해당회사들의 워크아웃 계획에 따라 출자전환 또는 전환사채(CB)인수 분담을 결정한다는 안도 찬성률이 50.73%에 불과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대우캐피탈의 경우 투신(49.1%)및 종금.증권 등 제2금융권(43.2%)이 여신 대부분을 제공한 상황" 이라면서 "이들 기관이 대우캐피탈의 계열사 대여금을 모두 떼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대한 이자손실을 감내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어 워크아웃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고 밝혔다.

또 다이너스클럽코리아의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도 모든 부채의 원금상환을 2004년말로 미뤄주되 계열사에 대한 콜자금 중개분(5천7백90억원)은 이자를 연 1.8%대로, 기타 채권(6천5백86억원)의 이자는 연 6%대로 낮춰주자는 채무조정 방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이중 콜자금 중개분에 대해 27.44%만이 찬성, 결국 부결됐다. 다이너스클럽코리아 여신중 각각 42.18%와 30.22%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투신과 나라종금이 손실분담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클럽코리아의 경우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원래 워크아웃에 부적합한 회사들" 이라며 "게다가 여신이 한푼도 없는 전담은행이 만든 채무조정 방안을 주채권자인 투신사들이 무작정 거부하고 있어 향후 워크아웃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오후 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계획이 부결됐던 쌍용자동차에 대한 2차 협의회가 열렸으나 주요 채권자인 국민은행과 한아름종금이 여전히 반대의사를 표시, 채무조정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또한 역시 이날 열릴 예정이던 대우통신의 2차 협의회는 전담은행과 30.85%의 의결지분을 가진 투신권간에 채무조정을 둘러싼 이견 조율이 안돼 아예 무산됐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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