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2' 연출한 존 래세터 감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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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토이 스토리 2' 를 연출한 존 래세터(사진)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귀재' 로 꼽히는 인물이다.

89년 '틴 토이(주석 병정)' 로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던 그는 디즈니 사에서 5년간 애니메이터로 일했고 루커스 필름에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연구하다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인 픽사에 합류, 15년째 일하고 있다.

아카데미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토이 스토리' 와 곤충들의 생활을 재미나게 그린 '벅스 라이프' 등에서 대중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 장난감의 심리를 정확하면서도 재미있게 보여준 것 같다. 특히 우디가 장난감이냐 소장품이냐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내 취미는 장난감 수집이다. 픽사 스튜디오의 내 방에는 인형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가끔 내 아이들이 사무실로 놀러와 그것들을 만질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모두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수집품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우리 애들이 '아빠는 '토이 스토리' 를 만든 이유가 뭐지? 장난감은 이렇게 모셔놓는 게 아니라 애들이 갖고 놀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거야' 라고 하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서 착안했다. 골동품과 놀이감. 어른과 아이는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르다. "

- 1편과 달리 '제시' 라는 여자 캐릭터가 등장한다. 장난감들의 러브 스토리라도 계획한 건지.

"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부족하다' 는 아내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또 제시의 등장은 이 작품에 감정적 요소를 첨가하는 데 필요했다. 제시가 주인 소녀에게 사랑받던 과거를 회상하며 노래( '그녀가 나를 사랑했을 때' )를 부를 때 관객은 가슴뭉클함을 느낄 것이다. 장난감 얘기지만 거기에 묻어있는 휴머니즘이라고 할까. "

- 할리우드 영화의 패러디가 곳곳에 삽입됐다. 흥행을 의식한 것인지.

"기본적으로 '토이 스토리2' 를 만드는 우리들은 모두 골수 영화팬들이다. 작품을 만들다보면 자연히 우리가 즐기고 사랑하는 영화의 장면이 나오게 된다. '패러디라기 보다는 일종의 오마주(homage:자신이 존경하는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따라하는 것)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LA〓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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