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한국서비스품질지수] 이제는 쿼비스(Quervice)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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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서비스의 진화가 눈부시다. 친절은 기본이고 친근·친화의 단계까지 온 듯하다. 서비스의 발달단계에서 1단계는 친절이다. 환하게 웃고 공손하게 맞이하는 정도의 서비스를 이른다. 즉 바로 눈앞에서 고객과 마주하는 대면 서비스이다. 2단계는 친근이다. 밝고 공손한 것은 기본이고 조금 떨어져 있어도 고객의 기분이 좋다. 직접대면이 아니어도 그 매장만 들어서도 기분이 좋고 친근함을 느낄 정도로 가깝다. 3단계는 친화이다. 친절과 친근은 기본이다. 이제는 건물만 바라봐도 그 회사의 이름만 들어도 마크만 봐도 신뢰가 가고 반갑다.

최근에 들은 지인의 얘기가 새롭다. 미국에서 한국식 퀵-서비스가 인기라고 한다. 전화 한 통화에 튀긴 통닭이 집까지 순식간에 배달되어 미국인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자장면이 퍼지기 전에 캠퍼스 잔디밭까지 배달해 주던 ‘번개’ 서비스가 드디어 미국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 충격을 준 서비스 한류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와이브로 기술은 단연 한국이 최고이다. ‘빨리 빨리’가 이루어낸 우리 문화의 강점이다. 단순히 빠르기(quick)만 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품질(quality)마저 좋아진 것이다. 쿼비스(Quervice)이다. 빠르고 질 좋은 서비스를 이르는 합성어이다.

우리 협회가 10년 전에 국내 최초로 서비스품질을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과거 30년 동안 제조업 품질관리와 표준화를 통해 산업 선진화를 개척해 온 노하우에서 비롯된다. 서울대와 공동개발한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가 바로 그것인데 이를 통해 우리 서비스품질 수준이 과거 10년 전에 비해 확실하게 좋아진 점이 입증되고 있다. 지수상으로는 14.8점이나 상승했다.

서비스품질이 측정되기 시작하면서 우리 기업의 품질 수준이 그만큼 좋아졌고, 우리 국민의 품질 요구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 쿼비스 시대…, 글로벌 경쟁에서도 우리 서비스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음이 자랑스럽다. 신흥공업국시대를 제조업이 이끌었다면 이제 선진국 진입은 서비스산업이 이끌 것임이 자명하다. 서비스산업의 넛지(nudge)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이다. 우리 협회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빠르게 그리고 품위있게 대처해 가고 있다.

최갑홍 한국표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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