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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제51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인터넷 책거래'에 관심집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세계 최대의 책 잔치 '제51회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 (13~18일).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백13개국 6천6백여 출판사가 참여한 이 도서전은 각국의 책을 전시하는 행사라기보다 책의 저작권 계약이 주로 이뤄지는 도서전으로 유명하다.

그런 만큼 신간의 경향은 물론 책 거래 방식과 출판 유형등 세계 책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이다.

올해 도서전에서 나타난 뚜렷한 경향은 인터넷 서점과 책방에서 책을 주문하면 즉시 책을 만들어 주는 POD(Print-on-Demand)시스템 등 새로운 전자미디어출판의 부상이다.

90년대 중반부터 '종이 없는 출판 시대' 개막을 예고하며 각광을 받았던 전자출판이 주춤하고 대신 종이책과 전자미디어가 결합된 멀티미디어 출판이 주류로 올라선 것이 지난해 흐름이었다면 올해는 책의 전자상거래가 주요 관심으로 떠올랐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끈 것이 인터넷 서점. 축구장 25개 규모를 맞먹는 전시장의 중앙에 자리한 전자출판관에는 도서전 조직위원회가 인터넷 서점들을 위해 마련한 '북@인터넷' 특별행사장을 중심으로 각국의 인터넷 서점 20여개 전시관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조직위가 도서전 특별 테마로 '북@인터넷' 을 선정한 것도 눈길을 끌었지만 지난해 좀처럼 인터넷 서점 전시관을 찾기조차 어렵던 점을 감안하면 대폭적인 증가세다.

'북@인터넷' 행사에는 최고 인터넷 서점 베스트10 선발전을 비롯, 특별전시회.인터넷 운영자 포럼과 세미나 등이 마련돼 성황을 이뤘고 미 MIT 컴퓨터 공학 연구소 마이클 더투조스 소장과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 관계자들이 이 세미나와 포럼들을 주도했다.

독일 인터넷 서점 '리브리' 의 편집자 카트린 클라우스니처는 "올해 전자출판관의 최대 변화는 인터넷 서점의 대거 등장이며 이는 최근 출판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 고 말했다.

인터넷 서점 리브리는 97년 처음 사업을 시작해 매년 4배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또 독일의 주요 인터넷 서점인 '부에허' 는 3년 내 인터넷 시장의 신장률을 7배 이상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번 도서전에서 POD 시스템이 첫 선을 보여 도서전 참가자들의 큰 주목을 끌었다. POD란 원하는 비디오 프로그램을 주문대로 볼 수 있는 VOD(Video-on-Demand)와 같은 개념. 최근 미국 두 번째 규모의 서점업체인 보더스가 POD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POD시스템을 선보인 독일 OCE사는 직접 설비를 전시장에 갖춰 놓고 그 자리에서 책을 인쇄.제본하는 신기술을 선보여 참관객들을 시선을 사로잡았다.

본격적인 시장진출은 내년으로 잡고 있으며 기동력과 싼 책값이 장점이다. OEC의 누바우어 헤르베르트 판매지원이사는 "인터넷 서점이 확대되는 등 도서 판매시장이 다양화되는 시점에 POD북은 독자의 구미를 자극하는 새로운 책의 형태" 라고 말했다.

또 이번 도서전에는 2000년의 분위기를 예감할 수 있는 '2000 캘린더 전시회' 가 열려 관심을 모았고 괴테 탄생 2백50주년을 맞아 마련된 '괴테전' 에는 45개국어로 된 7백여권의 괴테 관련서들이 한 곳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한국도 문학동네.현암사 등 19개 출판사가 참여해 전시장을 마련하고 7백34종의 책을 선보였다.

프랑크푸르트〓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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