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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윈코리아 성기학 회장 “노스페이스 본사도 우리한테 배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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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내 아웃도어 업계 1위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골드윈코리아 성기학(62·사진) 회장이 16일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이날 ‘노스페이스 복합 아웃도어 문화센터’를 개관한 그를 인터뷰했다.

미국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를 1997년 국내에 들여온 성 회장은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권을 2012년부터 10년간 추가 연장하는 계약을 해당 판권을 가진 일본 골드윈사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일본 골드윈사는 한국과 일본에서 노스페이스 판권을 갖고 있다.

그는 “유럽에 가봤더니 세계적인 아웃도어 트렌드가 산악자전거였다”며 “산악자전거 의류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거래처 중 산악자전거 의류를 취급하는 해외 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투자를 하거나 제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상대 시절 산악부에서 활동한 그는 74년 영원무역을 설립하고 아웃도어 제품으로 한 우물을 팠다. 고어텍스·투습방수 원단 등 기능성 소재도 국내에 잇따라 선보였다. 지금은 방글라데시·중국 등 해외 공장 20여 곳에서 현지인 6만 명이 제품을 생산한다.

97년에는 골드윈코리아도 설립했다. 당시는 국내 아웃도어 업체가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철수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한국은 도시 주변에 산이 많아 아웃도어 브랜드가 성장하기 좋은 조건”이라는 판단으로 노스페이스를 선보였다.

2003년 이후 1위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는 비결을 묻자 그는 “여자 동창생을 만났더니 등산갈 때 노스페이스 가방을 챙기더라”며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독창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 산악인의 해외 원정을 100회 이상 후원하면서 ‘전문가가 인정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쌓았는데, 일본이나 미국 노스페이스도 이런 마케팅을 벤치마킹해 갔다고 한다.

현재 세계 노스페이스 제품의 40%(금액 기준)를 영원무역에서 만든다.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해 이 회사가 디자인한 제품이 미국·유럽에서도 팔린다. 노스페이스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2007년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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