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상류층에 끼이돈 흑인청년…'이별의 여섯단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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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KBS1 밤 11시. 계층과 인종문제를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 존 게어의 동명 연극을 영화로 담았다.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사는 위자와 플랜 키트리지는 그림 중개인 부부. 이들은 세잔의 그림 구입을 앞두고 자금이 달리자 갑부 친구 제프리에게 부탁하기 위해 저녁식사 자리를 만든다.

이때 배에 칼을 맞은 흑인 청년 폴이 불쑥 찾아온다.

폴은 자신이 이들 부부 아들의 하버드 대학 친구이자 배우인 시드니 포이티어의 아들이라고 밝힌다.

그가 '호밀 밭의 파수꾼' 에 관해 이야기하는 등 뛰어난 재담과 요리 실력을 발휘하자 키트리지 부부는 폴을 집에 머물게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폴이 남자 친구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동성애 행각을 벌이자 부부는 그를 내쫓는다.

더욱 놀라운 점은 5번가에서 그에게 사기당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폴은 상류 계층을 부러워한 나머지 자신의 신분을 속여서라도 그들과 어울리고 싶어했던 것. 어쨌든 키트리지 부부는 사교모임에서 폴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며 인기가 높아진다.

하지만 폴의 실체는 끝내 알 수 없는데…. '업 클로즈 앤 퍼스널' '프랙티컬 매직' 등에도 출연한 위자 역의 스토커드 채닝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윌 스미스.도널드 서덜랜드.이언 맥컬런 등이 출연한다.

'I.Q' '러시아 하우스' 등의 프레드 셰피시 감독 작품. 원제 Six Degrees of Separation.93년작. 1백1분.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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