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한국국학진흥원 예산없어 공사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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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학 연구의 산실이 될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지고 있다. 예산 확보가 제대로 안돼 공사가 늦어지는가 하면 시작부터 국학 관련학자들이 참여조차 하지 않고 있다.

◇ 절반에 못미친 건설 공정〓문화관광부와 경북도.안동시가 2백억원을 들여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일대 5만여평에 본관인 '홍익의 집' (연면적 3천8백여평)을 짓기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말. 당초 96년 착공, 올 연말 완공 계획이었으나 예산 때문에 1년 정도를 허송했다.

현재 공정은 외부골조공사를 마친 45%선. 국학진흥원 설치사무소 박세규(朴世圭)사무국장은 "남은 국비 40억원이 지원되면 내년말쯤 완공돼 2001년 11월에 있을 '퇴계(退溪)탄신 5백주년' 행사를 치르는 덴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안동시 관계자는 "대형 교량 건설비 하나도 안되는 국책사업 예산에 중앙정부가 왜 이리 인색한지 모르겠다" 고 말했다.

◇ 연구인력 하나 없는 개원 준비〓개원이 2001년 초로 임박했지만 국학 관련학자들은 아직 단 한 사람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96년 재단법인 설립 당시 조동걸(趙東杰)교수(국민대)가 원장으로, 안병걸(安秉杰)교수(안동대)가 교육연구부장으로 임명됐지만 97년 모두 중도 하차했다.

현재는 정동호(鄭東鎬)안동시장이 원장을 겸임하는 상태.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건물공사에 매달리다 보니 그쪽은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고 털어놨다.

◇ 향후 전망〓경북도는 정부에 국학진흥원의 필요성을 역설, 최대한의 국비 지원을 이끌어낸다는 입장. 경북도 관계자는 "한 달내에 큰 성과가 있을 것" 이라며 "정보통신부와 함께 관련자료 정리 사업을 현재 검토중" 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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