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학습전략] 잔소리맘과 정보맘 사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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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에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킨 열혈 학부모가 입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기사가 났다. 입시에서 학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험생 본인의 노력이 성공의 필수조건임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작금의 현실은 합격의 필요충분조건으로 학부모의 정보력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입시에선 학업을 위한 수험생의 노력과 정보를 얻기 위한 학부모의 수고가 분업화됐고, 양자가 조화를 이룰 때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 시점에서 “자녀의 합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정보맘”이라 말하고 싶다. 잔소리밖에 할 줄 모르는 부모가 아닌 자녀의 멋진 입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정보맘은 앉아 있지 않는다.

정보맘들의 공통점은 매우 부지런하다는 것이다. 자녀들은 지금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어찌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 다행인 것은 지금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것이다. 시작은 물론 정보 수집이다. 초보 단계는 입시설명회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것이다.

수능이 끝나면 입시설명회가 봇물 터지듯 열릴 것이고, 행사장마다 학부모로 그득한 진풍경이 재현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자녀의 성적을 분석했다면 굳이 모든 대학의 정보를 다 수집할 필요가 있을까? 지원 가능한 대학으로 관심을 좁힐 수 있고, 부족한 정보를 채우기 위해서라면 관심 있는 대학을 직접 방문해도 좋다. 이런 열정이라면 정보맘 자격이 충분하다.

정보맘은 앉아서 분석한다.

정보 수집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정보맘이 될 수 있다. 방법은 의외로 쉽다. 다만 시간과 인내심이 조금 필요할 뿐이다.

먼저 수집한 자료를 분류한다. 신문 스크랩이나 입시설명회를 통해 확보한 자료는 거시적인 안목을 제공한다. 올해 대학 입시의 특징, 대학별 모집 방법의 차이, 수험생 성적대별 지원 가능 대학 등의 정보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분석할 대학을 최대 10개 이내로 압축해 보자.

다음은 후보로 정한 대학의 입학안내 책자와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가능한 모집단위를 판단한다. 대학이나 모집단위마다 환산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이는 전형 방법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어떻게 조합해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할 것인지를 찾되 수험생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전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학생의 적성과 무관하게 특정학과를 강요하거나, 인문계 학생인데 교차지원을 통해 공과대학이라도 일단 합격하고 보자는 식으로 입시지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맘은 마우스로 완성된다.

내 아이의 성적, 지원하려는 대학의 전형 방법까지 파악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정보가 있다. 그것은 내 아이와 0.0001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는 경쟁자들에 대한 정보다. 지금까지 모은 자료는 모두 과거의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수험생의 지원경향, 잠재적 경쟁자들의 성적분포와 같은 고급 정보까지 비교해야 비로소 합격 가능성을 고려한 원서 작성을 할 수 있다.

입시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의지원 합격예측 서비스가 바로 그것인데, 이는 고가의 입시 컨설팅에서도 근거 데이터로 활용된다.

입시가 복잡하게 느껴지고, 올해 정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학부모들이 훌륭한 조언자로서, 그리고 자녀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아낌없이 격려하고 응원하는 멋진 정보맘이 돼 자녀의 합격을 이끌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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