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외국기업 잇따라 '한국에 거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오는 10월 4일 레이프 요한슨 회장을 비롯, 볼보그룹 최고 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에서 연례 이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볼보그룹이 아시아 지역에서 그룹 이사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 볼보코리아측은 "지금까지 7억2천만달러를 투자, 건설기계 분야에서 세계 최대 해외 생산기지가 있는 한국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 중장비 부문을 인수한 볼보코리아는 최근 볼보 본사가 있는 스웨덴의 굴삭기 공장을 폐쇄함으로써 한국이 볼보의 유일한 굴삭기 공장이 됐다.

외국기업들이 한국내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한국을 세계적인 생산거점으로 활용키로 하고 설비투자를 늘리는가 하면 현지 인력.기술개발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생산기지 집중화 전략을 추진 중인 다국적 렌즈메이커인 미국 바슈롬사는 2~3군데의 최종 후보지중 하나로 한국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슈롬 관계자는 "존 러크린 바슈롬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의 지적대로 한국의 인적자원이 우수하고 가장 품질이 까다로운 일본수출 장벽도 무난히 뚫을 만큼 기술력도 갖추고 있어 가능성이 크다" 고 설명했다.

블록완구의 대명사인 레고는 블록 수천만개로 각국의 풍경과 유명건축물을 제작.전시하는 '레고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한국을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 꼽고 있다.

레고 관계자는 '현재 한국 외에도 스페인.이탈리아.독일.일본 등에서 레고랜드 유치전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이 아시아 유일의 생산거점이라는 점 때문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지게차 업체인 '클라크 머티리얼 핸들링 컴퍼니' 역시 삼성중공업 지게차 사업을 인수, 한국 창원공장을 아시아 최대 생산기지로 만든데 이어 내년에는 이곳에서 글로벌 모델을 생산, 세계에 판매할 예정이다.

바스프그룹의 한국법인인 한국 바스프는 한화.효성 바스프를 잇따라 인수해 그룹으로의 도약기반을 확고히 한 데 이어 최근 7만5천평 규모의 여수공장을 20만평 규모로 늘리는 등 아시아 최대의 생산기지로 한국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세계 최대의 단말기 생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의 경우 경남 마산공장이 자체 세계 생산기지 8곳 중 물량 비중으로 20%를 차지, 2위를 달리고 있다.

노키아 홍보를 담당하는 타임 커뮤니케이션즈의 황상현 사장은 "노키아측에서 한국 공장의 1인당 생산성이 세계 최고라고 판단하고 있어 생산기지로서의 한국의 중요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자원부 투자진흥과 윤영선과장은 "우수한 인적자원에다 중국 등으로의 진출이 쉬운 지리적 이점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