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틀이 바뀐다] 中. 대학별 전형 다양화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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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금 중3 학생들은 고교 2, 3학년이 되면 '비 공인'과목 하나를 더 공부해야 할지 모른다. 바로 지원 대학.전공을 고르기 위한 '대학별 전형 내용 따라잡기'란 과목이다.

2008학년도 대입부터 대학별 전형 방법과 기준이 매우 다양하게 될 전망이어서 그 내용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지원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금도 총장조차 자신의 대학 전형 내용을 전부 꿰고 있지 못할 정도로 대학 전형 방법이 복잡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수험생들은 ▶자신의 실력과 적성.특기에 맞는 대학.전공 가운데 합격 가능성이 큰 곳을 찾아야 하고▶지원 희망대학이 요구하는 전형요소에 맞춰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어느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면 좋을지 상담해 주는'대입 진학 컨설팅 학원'이 번창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논술.심층면접 천차만별=새 대입제도가 시행되면 대학들은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해 논술.심층면접.학업(전공) 적성검사 등 대학별 고사를 대폭 강화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대학마다 그 내용의 수준과 형식은 천차만별이므로 수험생 입장에선 지원 대학의 출제 경향에 맞춰 공부해야 한다.

논술의 경우 일반적인 수준을 요구하는 대학도 있겠지만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변별력 강화를 위해 영어.수리 등 과목별 논술 시험에서 본고사와 비슷한 문제를 내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수시 1학기 모집에서 K대의 수리논술 문제는 본고사 수준이었다. 현재 일부 대학에서 시행 중인 학업적성검사가 본고사 성격을 띨 수도 있다.

◆ 전형요소 반영 방법도 제각각=대학들은 전공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전형요소를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전형요소를 사용할지에 대해선 규제가 없고 오히려 권장 사항이다. 때문에 대학 자체 기준에 의한 특별전형의 경우처럼 대학별로 특색있는 전형 요소 활용이 가능하다.

학생부처럼 공통으로 제공되는 전형자료도 대학마다 활용방법이 다를 수 있다. 그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아내는 것은 결국 수험생 본인의 몫이다. 예컨대 학생부 교과 성적(원 점수.석차등급)을 전형자료로 쓸 때 대학들은 ▶과목별 표준점수를 단순 합산▶석차등급 따라 자체적으로 점수를 부여해 합산▶석차등급에 자체 부여한 점수와 표준 점수를 같은 비율로 합산 등 제각각의 방식을 쓸 수 있다.

◆ 지방대는 학과별로 전형 차별화=지방대는 학생이 부족한 일반학과의 경우 수능 등급제와 학생부 등급제만으로 학생을 선발할 가능성이 크다. 전형 방법을 복잡하게 하면 지원자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보건이나 사범 계열 등 지원자가 몰리는 계열.학과는 지방대라 하더라도 나름대로 다양한 전형방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 건양대 조승익 입시관리처장은 "의학.사범 계열의 경우 수능과 학생부 등급을 최소 지원자격으로 활용하고 교과별 독서활동.수상경력 등 비 교과 부문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논술.심층면접 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대학 입학사정관제 활성화=대학들은 신입생 선발 전형을 맡는 전문인력인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전형요소가 입시에 활용될 전망이다. 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새 제도에선 대학의 독자적인 전형방법에 따라 변별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어 교육부가 구상 중인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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