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대상에 호남대 김애숙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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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색동 - 노랑.빨강.파랑.검정.흰색으로 구성된 오방색 (五方色) 의 오묘한 조화는 오랜 세월 여염집 어린아이 저고리 소매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그 저고리마저 쉽게 보기 힘든 지금, 색동은 한사람의 손을 통해 세계로 뻗을 채비를 마쳤다.

색동을 가방.스카프.넥타이 등에 활용, 문화관광부가 주최한 '제2회 전국 관광기념품 공모전' 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애숙 (金愛淑.40.호남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金교수는 전통문양 디자인에 관한 연구논문을 준비중이던 지난해 12월 색동을 떠올리고는 책상을 탁 쳤다.

색동의 이미지를 제품에 이용할 경우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한국의 전통문양이 유행에 너무 민감한 반면 색동은 약간의 변화만 주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색동의 기본색에 검정색을 가감하면 변화 양태는 무한대에 가깝죠. " 金교수는 이내 디자인 연구에 돌입했다.

전통자료를 수집하고, 시대마다 달라진 색동의 패턴을 수집했다.

그리고 가죽전문업체 '가파치' 를 찾았다.

金교수의 디자인을 본 가파치사는 즉각 반응을 보였고 본격적인 산학협동 연구체제가 가동됐다.

金교수가 색동의 패턴을 내놓으면 직물 생산업체인 '코디아트' 는 갖가지 재질을 개발했고 가파치는 이를 바탕으로 제작에 들어갔다.

6개월간의 긴밀한 협조 끝에 '색동 디자인 가방' 이 탄생하자 제일 먼저 판매 최전방에 서있는 매장 직원들을 불러놓고 품평회를 가졌다.

결과는 대만족. "영국 바바리의 체크무늬가 유명하다면, 한국에는 가파치의 색동이 있다는 걸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 다양한 색동 이미지 개발에 여념이 없는 金교수의 눈엔 '한국적 디자인의 세계 점령' 을 향한 집념이 서려 있었다.

◇ 금상 = '전통 생옻칠 찻잔' (최씨공방) , '개암죽염 미인 황토미인 세트' (개암식품)

◇ 은상 = '시집가는 날' (민공예) , '둘리인형과 친구들' (에버랜드)

◇ 동상 = '문화의 향기 CD롬' (삼성문화재단) , '잠자리와 함께' (대정공방)

글 = 박지영 기자, 사진 =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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