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전형 어떻게 바뀌나] 심층면접·논술 채택 크게 늘 듯

2008학년도 대입 제도가 발표되자 대학들의 고심이 시작됐다. 본고사가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바뀐 전형 방법에 맞춰 적격자를 골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김완진 입학관리본부장은 "학생부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 "다만 새 제도 내에서 우수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학별 고사 강화=자체 심층면접.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현재 수도권 위주에서 지방 국립대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의학.사범계열 등 인기학과의 경우 지방대도 이 같은 대학별 고사 실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같은 수능 등급의 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일부 대학의 경우 본고사와 비슷한 논술.심층면접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연세대 백윤수 입학처장은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해 각 대학이 각자의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심층면접.심층논술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수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의 노력이 '비공식적인'고교 등급제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 자기소개서 등 서류전형에 점수를 줘 우수 고교에 가점을 줄 경우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중앙대 이영구 처장은 "고교 등급제가 금지돼 있는 상황이지만 대학에 따라서는 이를 시행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 수시모집 확대=수능 성적의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면 대학들이 정시모집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적어진다. 오히려 다양한 대학의 독자적 기준에 의해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모집을 택할 수 있다. 수시모집의 경우 수능 성적보다는 학생부의 교과.비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서류전형.심층면접을 통해 다양한 소질의 우수 학생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특기자.자격증 소지자.추천자 등 특별전형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처장은 "대학들이 다양한 평가기준을 마련해 수시모집처럼 종합적으로 학생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동일계 진학 촉진=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동일계 진학이 강화된다. 과학고.외국어고의 경우 이공계 및 외국어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동일계 특별전형이 도입된다. 물론 특목고 이외의 학생도 수학.과학.외국어 등 관련 과목을 정해진 범위에서 이수하고 국내외 올림피아드 입상 경력이 있는 경우 지원이 가능하다. 예.체능계 고교에 대해선 수능을 최저 자격 기준으로 완화해 사실상 수능 부담없이 학생부와 실기만으로 동일계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