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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엘세니초市 영어사용 금지…스페인어 공식채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국 텍사스주 국경 소도시 엘 세니초가 언어적인 독립을 선언했다.

지방의회가 최근 스페인어를 공식언어로 채택하고 영어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것. 미국 내에서 공식적으로 영어사용을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히스패닉계를 선두로 한 미국 소수민족 사회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지 지방공무원은 국경에서 밀입국자를 막는 국경순찰대를 돕는 일마저 금지시켜 엘 세니초는 사실상 히스패닉계의 소도 (蘇塗)가 돼버렸다.

리오그란데 강을 사이에 두고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 도시는 시민 대부분이 히스패닉계 이민자이거나 이민자 2세로 구성된 곳. 7천8백여명의 주민 중 80%가 스페인어 외엔 다른 언어를 모르며 시장인 라파엘 로드리게스 마저 예외가 아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모든 회의에서 영어는 소수를 위한 통역언어였을 뿐 스페인어가 중심이 돼 왔다.

미국 언어학자들은 엘 세니초시의 이번 결정이 영어보다 스페인어가 더 잘 통하는 텍사스사회에 일종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텍사스 주지사며 2002년 미 대선의 최대 유력후보인 조지 부시에게 엘 세니초시의 문제는 큰 시험대로 다가오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한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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